[IMF-IBRD총회]위기「한목소리」…대응책엔「딴소리」

입력 1998-10-07 19:33수정 2009-09-24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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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 연차총회에 참석중인 각국 대표는 대부분 기조연설 및 각종 회의에서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전후 최대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각국 대표는 특히 경제위기 해소를 위해 △금융체계의 개편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지원 △선진국의 내수진작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가별로 대응방안이 조금씩 다른데다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마련되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이번 총회가 ‘말의 성찬(盛餐)’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미국〓빌 클린턴대통령은 6일 연차총회 개막 연설에서 “현재 전세계 절반의 국가가 위기에 직면했다”며 “단호한 행동을 취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예방적 차원의 긴급구제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신흥 개도국의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자간 개발은행의 설립 등을 제안했다.

▼일본〓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상은 정무차관이 대독한 연설을 통해 “위기에 빠진 아시아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근 국가들에 대한 기여를 늘릴 결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은 자국의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 청사진을 밝히지 않아 미흡하다는 평을 받았다.

▼IMF와 IBRD〓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1920년대와 같은 공황에 직면한 것은 아니지만 위기의 증거가 포착되고 있어 대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북미와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성장이 계속되고 있어 모든 국가가 경제성장과 구조조정을 통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울펀슨 IBRD총재는 “지난 1년간의 경제위기로 2천만명 이상이 빈곤상태에 빠졌다”며 “사회정의를 도외시하는 경우 정치적인 안정을 기대할 수 없으며 정치적인 안정 없이는 아무리 거액의 구제금융을 제공해도 금융안정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한스 티트마이어 독일 분데스방크총재는 “국제사회의 지나친 금융 지원이 투자자들의 위기 불감증을 낳을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 위기가 발생하면 민간부문이 효과적이고 신속히 통합돼 전적인 책임을 지고 위기를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개도국〓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이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도국들은 특히 일본의 팽창 재정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주요 이견〓환란(換亂)의 한 원인이 된 헤지펀드 등 단기이동자금에 대한 규제문제와 금융위기와 관련한 채권자(기관)의 책임분담 정도 등에 대해 각국이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IMF운영에 대해 영국은 IMF IBRD 국제결제은행 등의 통합을 제의했으며 프랑스는 개도국이 참여하고 있는 IMF 잠정위원회의 역할강화를 주장했다. 개도국은 IMF 운영의 투명성 확대와 개도국의 발언권강화를 요구했다. IBRD는 아시아국가들에 대해 금리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을 제기해 IMF와 차이를 보였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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