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클린턴 탄핵정국 장기화겨냥 「지연전술」

입력 1998-09-11 19:41수정 2009-09-25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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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여부 결정이 의회로 넘어온 가운데 미 공화당은 예상밖으로 공정한 법 절차를 강조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은 10일 본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데 한점의 당파성도 개입돼서는 안된다”며 의원들에게 “클린턴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조차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역시 공화당 소속인 헨리 하이드 법사위원장도 “아직 어떤 것도 예단해서는 안된다”며 공정한 조사진행을 다짐했다. 클린턴대통령의 자진 사임을 촉구했던 톰 들레이 하원 원내수석부총무를 비롯한 공화당 강경파들도 목소리를 낮췄다.

하원이 법절차를 꼼꼼히 밟는다면 대통령의 탄핵문제는 내년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다음달 9일 의회가 휴회에 들어가는 일정을 감안하면 의회가 탄핵조사를 결정한다 해도 조사는 내년에나 시작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지연작전에는 노림수가 들어있다. 바로 ‘클린턴 탄핵정국’을 장기화함으로써 클린턴이 만약 도중하차할 경우 2000년 차기선거까지 대통령직을 승계할 앨 고어 부통령의 집권기간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차기선거에서 민주당 정권을 무력화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으려는 것이다.

반면 클린턴진영은 의회에서 견책정도를 받는 선에서 이 문제를 빨리 매듭짓는 것이 최선책. 여의치 않아 장기전이 될 것에도 대비해 적전분열(敵前分裂)을 막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9,10일 이틀동안 클린턴대통령은 상하원 중진의원들과 만났고 1월이후 첫 국무회의를 소집해 참회섞인 사과를 다섯번이나 되풀이하면서 읍소작전으로 단결을 도모했다.

백악관측은 11일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여론이 탄핵쪽으로 기우는 것을 막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반박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작업에는 조지 미첼 전 상원원내총무를 비롯한 정계 노장들과 새로 고용한 변호사들이 투입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클린턴 진영의 대응은 크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 항상 역공의 선봉장이었던 힐러리여사의 동참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힐러리여사는 10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정치모금 행사에서 지난달 17일 클린턴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관계를 고백한 후 처음으로 ‘나의 남편, 대통령 클린턴’이라고 호칭하면서 네차례나 “자랑스럽다”는 말을 해 적극적인 남편 구명운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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