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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7월 19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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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넴초프 부총리는 최근 천연가스업체 가즈프롬의 세금연체에 대해 자산압류와 경영진 해임을 발표하면서 “고질적인 기업탈세와 세금연체를 근절하기 위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또 “일부 재계 인사들은 정부가 강력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이는 그들이 나라를 좌지우지할 여지가 줄어들고 그동안 탈루했던 세금도 완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은 징세와 관련한 정부의 의지가 재정문제를 넘어 ‘다목적 포석’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넴초프는 이어 “오나코 시단코 등 4대 석유업체도 밀린 세금을 완납하지 않으면 올 가을 원유수출을 3분의 1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지난달초 10대그룹 총수들이 보리스 옐친대통령에게 일종의 ‘충성서약’을 했다. 옐친이 이들을 크렘린궁으로 초청,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하자 재벌총수들은 “정부의 경제비상조치를 적극 지지하며 상호 반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
보리스 표도로프 러시아 국세청장은 5월말 취임 직후 ‘1천명의 고소득자에 대한 세무자료 작성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요즘 모스크바에서는 누가 ‘표도로프 리스트’에 오를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중 하나다.
지난달엔 유리 유르코프 국가통계위원회위원장이 간부직원 20여명과 함께 주요기업에 대한 통계자료를 조작, 탈세를 도운 혐의로 체포됐다. 러시아 정부의 재계 길들이기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이 마무리된 뒤에도 계속될지 관심사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