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부터 로마에서 협상해온 세계 1백61개국 대표들은 17일 ICC 창설을 위한 유엔 다자간협약을 찬성 1백20, 반대 7표 등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했다.
ICC는 협약 참여국 가운데 60개국이 비준하면 설치되며 장소는 국제사법재판소가 있는 네덜란드 수도 헤이그로 결정됐다.
▼ICC의 역할〓대량학살 전쟁범죄 강제임신 및 소년병모집 등 반인륜범죄 침략행위 등으로 비난받는 사람을 기소 처벌한다. ICC는 관련 국가가 기소하기를 꺼리는 범죄자나 사법권이 와해돼 기소할 수 없을 경우 소환장과 체포영장을 발부한다. ICC의 최고 형량은 종신형이고 범죄행위 당시 만18세 이하일 때는 처벌하지 않는 것도 특징.
이에 따라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주역들과 1994∼95년 알제리 내전, 94년 르완다 내전, 91∼95년의 보스니아내전 등에서 민간인을 살해하고 여성을 강제추행한 개인들도 처벌할 길이 열렸다.
▼국제사법재판소 및 과거 전범재판소와 다른 점〓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는 국가간의 분쟁을 다룰 뿐 개인범죄는 사법처리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전범들에 대해선 지금까지 1945년의 뉘른베르크 및 도쿄 국제군사재판소를 비롯해 △1993년 유고국제형사재판소 △1994년 르완다국제형사재판소 등 4개의 국제전범재판소가 설치됐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한시적이었다.
▼ICC의 남은 과제〓미국은 세계 분쟁지역에서 평화유지활동 중인 미군병사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기소될 위험이 있다며 협약을 반대하고 있다. ICC는 앞으로도 △재판관할권 판별 △재정문제 △유엔과의 관계설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