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訪中/한반도문제]「햇볕정책」견해 같이할듯

  • 입력 1998년 6월 24일 19시 55분


25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도 주요 의제의 하나로 협의하기로 되어 있다.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시점도 종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한국에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집권 이후 대북정책이 정경분리에다 포용정책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미중정상이 대(對)한반도 입장을 보다 현실성있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워싱턴 소식통은 이번 정상회담이 클린턴대통령과 김대중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열린다는 점에서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중국에서는 ‘양광(陽光)정책’으로 부름)’에 대해 한국과 미중 3자가 전략적 견해를 같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스탠리 로스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는 19일 클린턴대통령의 방중(訪中) 배경설명에서 “미국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긴장완화의 필요성과 남북간의 직접대화가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라면서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들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인식을 같이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도 동북아지역의 평화유지가 21세기 부강국가 건설이라는 중국의 국가목표 달성에 긴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측에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은 양국 정상이 한반도문제는 남북이 직접 대화를 통해 풀고 양국은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데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미국은 교착상태에 빠진 4자회담을 제 궤도로 복귀시키기 위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번에 발생한 한국 동해안의 북한 잠수정 사건도 한반도 안정이라는 차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미 국무부와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은 23일 이와 관련, 잠수정 사건은 남북한간에 여전히 심각한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중국은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당장 붕괴할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미국에 식량지원증대 등 적극적인 대북정책 추진을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워싱턴〓황의봉·홍은택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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