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한국인 거리」 폐쇄 위기

  • 입력 1998년 4월 5일 19시 26분


베이징(北京)의 ‘한국인 거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중국 베이징시 공상행정관리국은 3,4일 하이뎬(海澱)구 학원로의 우다오커우(五道口)일대 24개 한국인 상대 업소에 대해 6일 아침부터 영업을 정지하라고 통고했다.

시당국은 이와 관련, “대학주변의 환경정화 및 질서유지를 위해 무허가 식당 술집 등에 영업정지령을 내린 것”이라고 밝히고 “허가업소는 4월말까지 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업종으로 변경할 것”을 알리는 내용의 대자보를 한국인 거리 입구에 게시했다. 시당국은 6일 오전 2백여명의 무장경찰을 동원해 해당업소의 출입문에 봉인작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인 업주들은 4,5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그동안 위생허가증을 내주고 관리비와 세금까지 징수하던 당국이 갑자기 영업정지령을 내린 것은 생존권을 박탈하는 처사”라고 항의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시당국에 제출했다.

커피숍 루키 주인 이진웅씨는 “베이징대 칭화(淸華)대 등 인근 대학가 주변의 식당 등 유흥업소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유독 한국인 상대의 업소만 영업을 정지시키려는 것은 부당한 횡포”라고 주장했다.이와 관련, 주중 한국대사관측은 “한국인 유학생을 위한 편의시설이 필요한 만큼 우다오커우 일대의 한국인 거리가 보존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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