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대통령 선출일정 돌입…군경 3만명배치등 긴장 고조

  • 입력 1998년 2월 28일 19시 43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는 집회및 시위금지령이 내려져 있다. 군경도 3만명이나 배치돼 주요건물을 삼엄하게 경비하고 있다.

물가폭등과 수하르토의 장기집권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정 부통령 선출을 위한 국민협의회가 1∼11일까지 열리기 때문이다.

5년마다 소집되는 국가권력 최고기관인 국민협의회 구성원은 상근직 국회의원 5백명과 비상근직 대의원 5백명 등 1천명(대의원 분포는 그림참조). 이들은 집권당인 골카르당, 야당인 △개발통일당(PPP) △인도네시아 민주당(PDI) △군부대표 △지역대표 및 비정치권대표 등 5개 파벌에 소속되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수하르토대통령의 친위세력들이다. 정부통령 후보도 경쟁자가 없다. 이번에도 대통령후보는 현 수하르토대통령, 부통령후보는 하비비 과학기술장관 뿐이어서 당선된거나 다름없다.

물론 야당 지도자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와 이슬람교 지도자 아미엔 라이스가 일찍이 ‘대권 도전’의 뜻을 밝혔지만 이들이 후보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인도네시아에서 정 부통령후보가 되려면 국민협의회의 5개 파벌중 최소한 1개 파벌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하르토의 집권 32년 동안 치러진 6번의 대선에서 두 야당은 매번 집권당의 후보를 지지, 야당후보는 한번도 없었다.

이번에도 2개 야당을 포함한 5개 파벌은 모두 수하르토와 하비비를 지지하고 있다.

때문에 수하르토의 7선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앞날은 불안하다. 76세 고령인데다 물가폭등과 그의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시위와 소요가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경제난은 악화일로에 있다. 미국도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수하르토가 군부 등의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자신의 ‘분신’이랄 수 있는 하비비를 부통령후보로 고집한 것은 그가 자신과 가족의 ‘앞날’을 보장해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하르토가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하비비에게 정권을 이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하비비가 대통령직을 승계할 경우 실세인 군부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알 수 없다.

〈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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