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지도자 취임식은]美 국민화합 축제마당으로

  • 입력 1998년 2월 22일 21시 51분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의 취임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나라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새 대통령의 취임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 선진국 국민도 대통령이나 총리의 취임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 새 지도자와 함께 꿈을 실현하겠다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 미국의 대통령 취임식은 민주주의를 확인하는 행사다. 취임식을 통해 국민은 2백여년 전 ‘건국의 아버지들’이 헌법에 담았던 정신을 되새기고 이를 더 굳건히 지켜나갈 것을 다짐한다. 취임식은 연방정부의 권위와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다. 미국은 주(州)정부와 연방정부간의 세력 다툼을 통해서 발전해 왔다. 대통령 취임식은 연방국가로서의 국가적 실체를 확인하는 기회가 된다. 취임식 행사 자체는 단순하다. 대통령당선자는 1월20일 정오에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법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경에 왼손을 얹고 “나는 미합중국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헌법을 유지 보호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한다”는 35단어로 된 선서를 한다. 이어 벌어지는 백악관까지의 퍼레이드와 각종 축하연은 부수적 행사이다. 헌법에도 당선자의 선서만이 규정돼있을 뿐 다른 행사는 들어있지 않다. 선서를 대법원장 앞에서 하는 관행은 1797년 제2대 대통령 존 애덤스의 취임식 때 시작됐다. 3권분립의 원칙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비롯했다. 취임식 비용은 극히 일부가 국고에서 지원되고 나머지는 모금으로 충당된다. 97년 클린턴의 두번째 취임식때 국고지원은 95만달러였으나 전체비용은 3천만달러나 돼 티켓판매와 기부금으로 부족분을 충당해야 했다. 이때문에 클린턴부부가 참석하는 축하연의 티켓은 최고 3천달러까지 치솟았다. ◇프랑스 프랑스의 대통령 취임식은 프랑스인들만 참석하는 국내행사로 치러진다. 취임식은 신임 대통령이 탄 승용차가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으로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이임하는 대통령은 현관앞에 나와 있다가 계단을 내려가 신임대통령과 악수한 뒤 그를 집무실로 안내한다. 두사람은 한 시간가량 인수인계작업을 한다. 두사람은 배석자 없이 핵무기사용에 대한 인수인계 등 최고통치권자만 알아야 하는 국가기밀을 주고 받는다. 인수인계가 끝나면 신임대통령이 배웅하는 가운데 이임대통령이 승용차로 엘리제궁을 떠난다. 이어 신임대통령은 엘리제궁 안의 조그만 방에서 취임식을 주관하는 국가 상훈(賞勳)국 총재로부터 프랑스 최고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의 휘장을 받는다. 임기를 시작할 때 훈장을 주는 이유는 그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를 상징하는 것이다. 〈워싱턴·파리〓이재호·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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