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시계」센서 무릎뒤에 있다』…불면증 치료길 열릴듯

  • 입력 1998년 1월 17일 20시 29분


사람이 시차에 적응하도록 ‘인체시계’를 조절하는 기능은 우리 몸의 어느 곳에 있으며 무엇의 영향을 받을까. 미국 코넬대 연구진은 사람의 시차적응 센서(감지기)가 무릎 뒤쪽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16일 보도했다. 이 대학은 이에 앞서 일부 곤충들이 꼬리와 허리 등에 있는 센서 덕분에 시차에 적응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다음주에 발간될 권위있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저널을 인용, 사람의 무릎 뒤쪽에 강력한 빛을 비출 경우 인체가 밤도 낮으로 착각,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멈춰 잠을 자던 사람이 깨어난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앞으로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시차적응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넬대 연구진은 실험대상인 15명의 몸을 특수 빛차단제로 감싼 뒤 깜깜한 방에서 4일동안 신체 각 부분에 광섬유를 통해 강력한 빛을 쪼인 결과 대상인원 모두가 무릎 뒤에서만 시차에 관한 반응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 실험결과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많고 적음에 따라 인체의 수면시간이 결정된다는 기존의 가설을 뒤엎은 것이다. 그러나 실험에 참여했던 의사와 생물학자 인체공학자들은 왜 그같은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규명하는 데는 실패했으며 단지 ‘신비스런 현상’이라고만 결론을 내렸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또 하나 신기한 것은 바지나 긴 스커트를 입어 무릎 뒤에 직접 빛이 비춰지지 않더라도 인체가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일부 곤충이 흐린 날에도 정확하게 시간을 알아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현상과 일치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타임스는 이 연구가 좀 더 진행되면 항공기를 이용해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시차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기가 개발되고 수면장애 때문에 고생하는 환자들을 손쉽게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