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여년간 한반도 평화유지에 기여해 온 정전협정은 어디까지나 최종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의 군사적인 성격의 조치다. 따라서 남북간에 실효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수립하는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과제다.
4자 모두가 먼저 한반도에서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기본적인 틀에 관해 공동인식을 넓혀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
기본틀에 포함될 첫번째 요소는 4자회담의 목표에 관한 것으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당사자인 남과 북이 중심이 되어 현재의 정전체제를 새로운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이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실효성있는 뒷받침을 해 주어야 한다. 이와 같은 남북당사자 해결원칙에 대해서는 이미 남과 북이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합의한 바 있다.
두번째 요소는 한반도에 조성된 긴장을 완화하고 모든 분야에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 나가는 문제다. 평화체제가 실효적이고 안정적으로 작동되려면 평화체제 수립과정에서 남북간의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와 광범위한 긴장완화 조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세번째 요소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문제에 관해 남북간이나 국제적으로 이미 이루어진 합의나 약속들이 제대로 존중, 이행되어야 한다. 먼저 4자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체제가 마련될 때까지 현 정전협정 체제는 철저히 준수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특히 군사정전위원회의 기능이 하루 속히 정상화돼야 한다. 따라서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 조치와 관련된 문제에 관해서는 남북간 기존 합의의 이행문제를 중심으로 다루어 나가면 될 것이다.
네번째 요소인 평화체제 구축과 긴장완화를 위한 조치는 각 당사자들이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합의하여 단계별로 상응하게 취해 나가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회담 개최의 주기, 회의운영 방식 등과 관련된 사항들에 대해 미리 합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4자가 모두 합의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긴장완화를 위한 제반문제」라는 본회담 의제에 상응하게 분과위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