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통화위기 홍콩까지 확산…주가폭락 금융시장 대혼란

  • 입력 1997년 10월 23일 20시 04분


지난 5월 태국에서 시작된 아시아의 통화위기가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거쳐 경제가 탄탄하기로 정평이 난 홍콩까지 확산되고 있다. 홍콩 달러화가 환투기세력들의 집중공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23일 은행간 초단기금리가 250% 인상되고 주가가 오전장에 16.69% 폭락, 영국투자금융사의 한 간부가 자살하는 등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홍콩증시추락에 충격을 받아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호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주가도 일제히 떨어지는 도미노현상까지 일고 있다. 동남아의 이같은 금융붕괴는 아시아권 전체의 신용도를 추락시켜 한국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홍콩 통화당국이 환투기세력에 대한 방어조치로 홍콩달러화 매입에 나서면서 금리가 올라 이날 은행간 초단기 금리는 전날 6.0%에서 22.0∼25.0%로 올랐으며 3개월 금리는 10.607%에서 37.285%로, 1개월 금리도 10.714%에서 47.500%로 급등했다. 홍콩의 주가지수인 항생지수도 오전 한때 9,938.50 까지 떨어져 10,000선이 무너졌으며 10,549.47포인트에서 오전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날보다 16.69% 빠진 것으로 15개월만에 최저치다. 항생지수는 8월 17,800 수준에서 이처럼 폭락했다. 한편 홍콩에 대한 환투기 세력의 공세가 심해지자 홍콩에서는 환율제도를 변동환율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자본들이 동남아지역에서 철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지역 주식시장에 공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정동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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