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지구촌 곳곳서 망신살

  • 입력 1997년 10월 4일 20시 16분


세계 최정예 첩보기관의 하나로 알려진 이스라엘 모사드가 최근 팔레스타인 테러단체 고위관리를 암살하려다 실패,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지난달 25일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캐나다 여권을 소지한 두명의 남자가 팔레스타인 과격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칼리드 마샬에게 유독화학물질을 분사했다. 그러나 마샬은 해독치료를 받고 살아났으며 두 남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캐나다 여권을 가진 모사드요원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73년 모사드가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모로코인 웨이터를 팔레스타인 게릴라로 잘못 알고 살해했던 사건과 더불어 모사드 사상 가장 어처구니없는 실수라는 질타가 잇따랐다. 이스라엘 국회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국에서 모사드의 테러기도에 격노한 후세인 요르단 국왕은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에게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위협했다. 그 직후 하마스의 창시자이자 정신적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이 이스라엘감옥에서 석방됐다. 팔레스타인과 후세인 국왕이 오랫동안 요구해오던 일이었다. 야신과 모사드 요원들이 맞교환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꼬리를 물자 요르단 당국은 모사드 요원들은 분명히 재판대에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는 2일 모사드가 캐나다 위조여권을 사용한 데 항의하는 표시로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캐나다가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73년과 81년에도 모사드 요원들이 캐나다 위조여권을 사용했다 들통난 전력이 있기 때문. 치욕적인 사건으로 모사드 책임자 대니 야톰의 파면 가능성이 논의되는 것은 물론 네타냐후총리도 곤경에 빠져 있다. 〈고진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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