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을 앞두고 경영난 기술난을 타개하려는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해외 제휴업체의 지분확대 등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 해외 제휴업체들은 국내산업 경쟁력 강화보다는 국내업체들을 하청업체나 아시아진출의 전초기지로 삼으려 하고 있어 자칫 한국이 해외업체들의 각축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그룹 김선홍(金善弘)회장은 최근 기존 대주주인 포드(지분 9.39%) 마쓰다(7.52%) 이토추(2.0%)외에 GM측과도 자금지원을 위한 연쇄접촉을 벌이고 있다.
기아는 이들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경영정상화에 주력한다는 입장. 그러나 기아지원을 위한 경영실사단을 파견할 예정인 포드는 한국을 아시아시장 공략의 전초기지화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포드가 기아를 지원하게 될 경우 이를 통해 한국 시장을 적극 관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GM은 아시아지역 생산거점 확보를 위해 기아그룹의 아시아자동차에 자본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시아자동차와 기술제휴 관계에 있는 스웨덴 스카니아도 자본을 투자, 일정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놓고 아시아자동차와 협의중이다.
쌍용자동차 역시 작년 삼성과의 매각협상이 실패로 끝나자 벤츠측의 지분확대를 추진,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태. 쌍용은 아예 벤츠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중인데 벤츠측은 경영은 쌍용에 맡기고 쌍용을 통해 벤츠의 아시아지역 수출물량을 직접 생산하는 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회장은 최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기간중 닛산측과 만나 후속모델 지원과 해외 공동진출 등에 합의했다. 또 99년 일본차의 수입개방에 대비해 삼성이 닛산차의 국내 판매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포드나 벤츠 등 해외 메이저들은 아시아지역 공략을 위해 한국을 생산기지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영국의 로보나 일본의 마쓰다 등 해외업체와 제휴했다가 아예 경영권까지 넘겨준 사례들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