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수녀 타계]슬픔에 잠긴 시민들,눈물로 애도

  • 입력 1997년 9월 6일 20시 32분


테레사수녀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순간까지 할 일을 하다가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세계는 평생 사랑을 펼친 성녀(聖女)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그녀의 타계를 진심으로 애도했다. ○…83년부터 심장병을 앓아온 테레사수녀는 최근 2개월여 동안 폐렴과 말라리아 등의 합병증이 극도로 악화, 하루에 세차례씩 산소를 공급받으며 지냈다. 그런데도 타계 3시간반 전인 5일 오후6시(이하 현지시간)까지도 방문객을 맞았다. 이어 이날저녁 수프와 토스트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기도를 올린 뒤 이날밤 8시반 극심한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 인근병원 의료진이 달려와 응급처치를 했으나 1시간여만에 숨졌다. 이때 마지막으로 한 말은 『숨을 쉴 수 없다』는 한마디였다. 「사랑의 선교회」는 곧 정문 밖에 커다란 종을 매달고 「마더 테레사가 예수님 품으로 돌아갔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어 수녀의 타계를 알렸다. ○…5일밤 비가 내리는데도 캘커타 사랑의 선교회에는 단숨에 4천여명의 군중이 몰려 테레사수녀의 죽음을 슬퍼하며 흐느꼈다. 이어 선교회는 예배당 내부에 안치된 수녀의 시신을 공개했다. 평소의 수녀복인 흰색 블라우스와 옅은 하늘색 긴 소매옷으로 감싸인 고인은 두 손을 꼭 쥔 채 얼음침상에 반듯이 누어 있었다. 선교회 후임회장 니르말라수녀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젊은 수녀들은 명복을 비는 인도전통의 의식에 따라 줄을 지어 지나가며 고인의 발을 어루만졌다. 고인의 발치에는 조화(조화)가 가득했다. 선교회는 일반인의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해 캘커타 시내 중심부의 성 토마스 성당으로 시신을 옮겨 장례식을 치를 때까지 일반에 공개키로 했다. ○…테레사수녀는 다이애나 전영국왕세자비의 장례식에 맞춰 6일 하루 동안 다이애나를 위한 특별추모미사를 집전하며 보낼 예정이었으나 하루를 남겨두고 영면. 테레사수녀는 다이애나의 사망소식을 듣자 즉시 위로전문을 보냈으며 미사에서도 『다이애나는 너무 젊어 사망했다. 신의 뜻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테레사수녀의 타계소식을 들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즉시 고인을 위해 기도를 올렸으며 6일 로마 외곽의 교황 여름별장지인 카스텔 곤돌포에서 추모미사를 올릴 계획이라고 교황청 대변인이 발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휴가지에서 성명을 내고 『그녀는 가난하고 고통받으며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었고 우리 모두에게 영감과 자극이 됐다』고 애도.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그녀의 정신은 우리 모두에게 영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의를 표했다. 테레사수녀가 태어난 알바니아에서는 교회와 가정에 촛불을 밝혀 명복을 빌고 6일을 국가애도일로 지정. ○…테레사수녀의 영결미사를 10일 거행키로 한 것은 바로 이 날이 51년전 테레사수녀가 다르질링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약자들을 위해 살라」는 신의 계시를 받은 날이기 때문이라고 선교회가 설명. 고인의 유해는 선교회 예배당의 지하에 안장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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