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보유물량을 대거 투매(投賣)하면서 이들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9일 5백67억원, 30일 2백50억원에 이어 1일에도 2백5억원어치를 순매도, 사흘간 1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13%안팎에 그친다. 그러나 지난 5월 외국인 투자한도가 확대된 이후 뚜렷한 호재가 없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최후의 보루」로 남아있던 이들이 증시를 떠나는 현상은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을 완전히 떠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일시적으로 몸을 움츠리는 것인가.
증권 전문가들은 일단 「일시적」이라는 쪽으로 해석한다. 가장 큰 근거는 10월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확대를 앞두고 보유종목 교체를 위한 자금확보를 위한 매도라는 것. 올 4월에도 투자한도 확대를 앞둔 시점에서 외국인들은 항상 순매도를 기록했었다.
또 외국 증권사의 국내 지점과 사무소, 외국인투자자 수 등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낙관론의 배경.
그러나 최근 외국인들이 핵심 블루칩까지 팔기 시작했다는 점을 내세운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들은 주가가 하락국면에 접어든 지난달 12일 이후 지금까지 현대전자 한국전력 유공 한일은행 등 선호종목을 1백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했다.
또 동남아국가 통화위기에 자극받은 소로스 퀀텀펀드 등 대규모 외국 펀드들이 아시아지역 투자비중을 줄였다는 소문도 비관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한누리살로먼증권의 오연석(吳煙錫)이사는 『최근 주식시장 붕괴위기를 해결하는 지름길은 외환시장을 안정시켜 외국인들에게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