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열릴 제15차 당 대표대회(15당대회)를 앞두고 여름 피서지인 발해만의 북대하(北戴河)에서 열리는 중국 당정 고위층 회의는 대단히 뜨거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대하회의는 오는 9월중순 열리는 15차 당대회를 통해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어갈 인물 선정과 국가운영방침을 마련하는 일인데 두가지 모두 상당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북경소식통들의 견해다.
江澤民(강택민)주석은 내년 임기를 마치는 李鵬(이붕)총리의 후임을 물색, 권력이동을 무리없이 마무리지어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문제는 지난 7월부터 시작된 1차회의에서 이총리와 喬石(교석)전인대상무위원장의 차기 보직문제, 당 정치국 상무위원 신규임명문제 등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 11일부터 제2차 회의에 들어간 상태.
이런 와중에서 불거진 문제는 개혁의 속도와 좌파세력의 목소리. 교석을 위시한 개혁파 원로들로 이들은 강력한 체제개혁을 주장하고 나섰다. 또 좌파세력들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국영기업의 민영화 문제와 관련, 『중국을 세계자본주의에 편입시켜 국가존립의 근간을 뒤흔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당지도부는 좌파논리를 『시장경제로의 체제개혁에 걸림돌』이라고 비판, 분위기는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두가지 사안은 온건론적 개혁과 국영기업의 점진적 민영화를 추진해온 강주석을 대단히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홍콩언론들은 14일 일제히 보도한 인사안도 아직은 확실치 않다. 수많은 가상인사가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안에는 이총리가 교위원장 후임으로, 朱鎔基(주용기)경제담당 부총리가 이총리 후임인 것으로 되어 있다.
북경관측통의 최대관심은 교위원장의 거취. 이번 회의기간에 강주석의 입지를 흔들려 했던 것으로 알려진 교석에 관해서는 그동안 두가지 상반된 관측이 있다.
하나는 그가 이미 세력을 거의 잃었다는 것이며 또다른 하나는 그가 여전히 무시 못할 세력을 갖고 강총서기의 독주를 견제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그는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는 중국의 비밀경찰인 국가안전부를 아직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정동우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