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라이슬러 부사장 스톨캠프,회사회생 견인차役『각광』

  • 입력 1997년 7월 13일 20시 09분


지난80년 경영난으로 도산직전에 있던 크라이슬러 자동차회사를 살려낸 리 아이아코카 당시 회장의 경영능력은 지금까지도 기업사의 전설로 남아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회사의 부사장이 독특한 아이디어로 막대한 경비를 절감하면서 경영부진의 크라이슬러를 다시 일으키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크라이슬러의 수석 부사장 토머스 스톨캠프. 그는 2년전 부품납품업체들을 대상으로 원가절감 아이디어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부품가격을 낮추려면 바로 생산과정을 가장 잘 아는 납품업체에서 개선안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스톨캠프가 처음 이 방안을 추진할 때 납품가격을 둘러싸고 모기업과 대립상태에 있던 하청업체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그러나 그는 납품업체를 찾아다니며 지속적으로 설득, 하청업체들은 1년만에 1만7천3백여건의 아이디어를 제출했다. 이 제안들을 놓고 크라이슬러와 하청업체들이 공동으로 검토한 끝에 절반 가량이 경영정책으로 채택됐다. 그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새로 채택된 제안 덕분에 무려 10억달러(약9천억원)의 원가절감 효과가 나타났고 회사는 2억8천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는 원가가 12억달러(약1조8백억원)가량 절감돼 약 3억2천5백만달러의 수익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회사는 최근 발표했다. 스톨캠프 부사장이 채택한 정책은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것에 불과하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의 기업풍토에서는 낯선 것이었다. 그러나 스톨캠프 부사장은 하청업체의 어려움을 경청, 아이디어를 채택함으로써 오늘날 모기업과 납품업체 양쪽으로부터 「크라이슬러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기에 이르렀다. 〈뉴욕〓이규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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