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드라마 「코스비 가족」으로 유명한 미국의 코미디언 빌 코스비(59)와 그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22세된 한 미국여성 사이의 재판이 미식축구스타 OJ 심슨재판에 못지 않은 관심속에 7일 뉴욕 연방법원에서 시작됐다.
피고인인 어텀 잭슨은 코스비에게 생활비 3천만달러(약 2백70억원)를 요구했다가 공갈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법정에 서게 됐다.
관심의 초점은 잭슨의 유죄여부 보다는 과연 그녀가 자신의 주장대로 코스비의 딸임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월 코스비의 아들이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에서 우발적인 총격사건으로 피살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범인을 추적하던 미 연방수사국(FBI)이 코스비가 잭슨이라는 여성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것. FBI는 피살사건과는 관계가 없지만 3천만달러를 주지 않으면 자신이 딸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폭로, 코스비의 연예인 생활을 끝장내겠다는 협박을 한 잭슨을 공갈혐의로 체포했다.
미국 언론들이 법석을 떠는 이유는 간단하다. 코스비는 미국에서 스캔들이 없는 모범적인 연예인 그의 이름을 딴 홈드라마까지 방영될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가 20여년전 불륜의 관계를 맺어 사생아를 낳은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그는 도덕적으로 치명상을 입게 된다. 그래서 모두가 재판을 주시하고 있다.
잭슨의 변호인들은 그녀가 친딸임이 확인될 경우 공갈죄 부분에서 무죄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친자확인쪽에 변론의 무게를 두고 있다. 변호인들은 코스비가 그녀에게 자동차를 사주고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일정액의 학비를 빼내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 등 많은 증거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이규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