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박 타밀반군에 납치…선원 38명 生死 불투명

  • 입력 1997년 7월 8일 16시 14분


38명의 북한 선원들이 탑승한 북한국적 화물수송선이 8일 스리랑카 북부 해안에서 타밀족 반군들에게 납치됐다고 스리랑카 군 소식통과 선박대리점측이 밝혔다. 타밀 분리독립운동 세력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게릴라들은 이날 자프나반도 해상을 운항중이던 북한 선박 모란봉號에 강제로 탑승한 뒤 이 배를 반군 거점인 동북부 물라이티부 항구쪽으로 납치해 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익명의 한 정부 관리는 북부 항구인 포인트 페드로에서 식품 화물 하역작업을 마친 뒤 수도 콜롬보로 돌아가던 2천5백t의 화물 선적능력을 갖춘 이 배가 3∼4척의 소형선박에 나눠 탄 게릴라들에 의해 납치됐다고 말했다. 민간 화물 운송선인 모란봉호가 속해 있는 선박대리점측은 배에 탑승해 있던 선원 38명은 전원 북한인들이며 이들의 생사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납치사건은 타밀족 반군들이 정기여객선인 미센號에 불을 지르고 인도네시아인 2명을 포함, 9명의 선원들을 납치해 간 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만에 발생한 것이다. 2명의 인도네시아인들은 납치됐다 풀려난 뒤 이 배가 반군의 공격을 받았으며 7명의 스리랑카인 선원들이 억류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타밀 게릴라들은 이 선박이 자신들의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95년 8월에도 타밀 반군들은 동북부 물라이티부 해안 부근에서 여객선인 이리스 모아나號를 공격, 1백30명의 승객과 8명의 승무원들을 인질로 잡아갔었다. 당시 납치된 승객과 승무원중 5명은 아직도 억류돼 있으며 다른 인질들은 몇명씩 나뉘어 석방됐다. 이리스 모아나號를 구하러 갔던 스리랑카 해군 포함 2척이 타밀반군의 공격으로 침몰하기도 했었다. 타밀 게릴라들은 2백만명의 타밀족들이 집중 거주하고 있는 동북부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