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부투 세세 세코 자이르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 로랑 카빌라는 4일 열린 직접협상에서 2차 협상을 열기로 한 것 이외에는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모하메드 샤눈 아프리카단결기구(OAU) 및 유엔 특사가 밝혔다.
샤눈 특사는 이날 남아공의 해군함정 우테니콰호에서 90분간 열린 함상협상이 끝난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부투가 과도정부의 구성과 자신의 출마가 배제된 민주선거를 통해 새로 당선된 대통령에게 평화적 정권 이양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군 지도자 로랑 카빌라는 모부투의 즉각 사임과 반군이 참여하는 과도정부 구성을 요구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샤눈 특사가 말했다.
샤눈 특사는 카빌라가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호 제스처의 하나로 모든 전선에서 전투를 일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으나 협상중재에 참여한 넬슨 만델라 남아공대통령은 카빌라의 전투중단 지시가 공식적인 휴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샤눈 특사는 이어 모부투와 카빌라가 만델라 대통령의 주재로 앞으로 6일에서 10일 이내에 2차 평화협상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당초 사임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모부투는 이날 정권이양때까지 대통령직을 고수할 뜻을 꺾지 않았으나 협상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장에서 우울한 표정으로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아 밝은 표정의 카빌라와 대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