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뒤에는 시베리아 벌판이나 설악산 정상에서도 접시만한 안테나를 이용, 인터넷을 통해 세계 어디에나 지금보다 값은 싸게, 그러나 속도는 1천배나 빠르게 화상과 음성을 주고 받는 세계 정보화 시대가 열린다.
「컴퓨터계의 황제」 빌 게이츠와 통신업계의 큰손 크레그 매커우가 추구해온 이 꿈은 지난달 30일 보잉사라는 세계최대 항공기 제조업체를 동반자로 끌어들임으로써 실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보잉사는 게이츠와 매커우가 개인자격으로 출자한 저고도 위성 인터넷 통신회사 텔레데직(Teledesic)과 계약을 하고 90억달러어치의 위성들을 제작, 공급키로 했다. 보잉사는 이와 별도로 1억달러의 자본을 출자해 이 회사의 공동 주주로까지 참여한다.
이들의 계획은 단순하다. 2002년까지 2백88개의 위성을 4백35마일 상공으로 쏘아올려 정보를 중계토록 하는 것이다. 마치 지구를 광섬유 거미줄로 덮어 씌우려는 것과 같아 몇개의 정지위성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핵심은 막대한 양의 인터넷 정보들을 빛의 속도로 수신하고 원활히 전달하는 위성의 능력에 달렸다. 이 때문에 위성 제작업체의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보잉사는 지난해 락웰 인터내셔널의 우주기술 부문을 매입한데 이어 로켓분야의 최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전투기 제조업체 맥도널 더글러스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어 회사 규모를 떠나 기술적으로도 적임자.
보잉사는 이미 항공기 시장을 거의 석권, 더 이상 새로운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업 위성시대」를 선도하면서 우주로 시장을 넓히는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