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영사가 전하는 알바니아표정]22명 안전지대 대피

  • 입력 1997년 3월 14일 20시 21분


알바니아 교민 대책을 담당하고 있는 그리스주재 한국대사관의 鄭寅均(정인균)영사와 14일 통화, 긴박한 현지상황을 들었다. ―현지 사정이 급박해지고 있는데 교민들은 안전한가. 『비교적 안전한 티라나와 두러스에 대피한 22명은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3일 페친에서 티라나로 오던중 되돌아간 4명은 아직까지 소재파악이 되지 않아 걱정이다』 ―현지와 연락은 되고 있는가. 『지난 13일 오후1시반에 티라나의 심재두 선교사와 마지막 통화를 했다. 자택에 전화를 갖고 있는 선교사가 없어 사무실로 통화해야 하는데 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사무실까지 올 수 없기 때문에 현재는 연락이 끊긴 상태다』 ―미국이 교민 철수를 시작했는데 우리교민들의 철수대책은 마련돼 있는가. 『현지에 공관이 없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비상탈출 수단을 마련하기는 어렵다. 미국정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어 14일중 접촉할 예정이다. 현지미국교민이 2천여명으로 철수에 1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한국교민들이 그사이에 미국인들과 함께 철수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미국측의 협조를 받는데 문제는 없는가. 『전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도 교민철수를 위해서는 헬기를 이용해야 한다. 한번에 소수의 인원밖에 대피시킬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현지 외국인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는가. 『아직까지 외국인들에게 총부리를 들이대지는 않고 있으나 위험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반군들이 전혀 조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접촉창구 자체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다. 코흘리개 어린이까지 총을 들고 돌아다니고 있으며 티라나 시내에서도 총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밤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져 있다』 ―미국 이외의 나라들은 교민 안전대책을 어떻게 마련하고 있나. 『현지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변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다. 교민들이 많은 이탈리아와 그리스가 조만간 독자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김상영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