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宰賢기자] 세계 금융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가 월간지 애틀랜틱 2월호에 「자본가의 위협」이라는 제하의 논문을 통해 「자유방임주의」가 열린사회의 「새로운 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논지를 펼쳐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가장 잘 적응, 엄청난 돈을 끌어모은 당사자가 자유방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왔기 때문이다.
소로스는 이 기고문에서 「열린 사회와 적들」의 저자 칼 포퍼가 열린 사회의 적으로 규정했던 나치즘과 마르크스 레닌주의가 사라진 지금 자유방임주의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체제가 유일무이한 대체세력으로 부각하는 현실을 지적한다.
그는 이를 통해 자유방임주의가 포퍼에 의해 전체주의의 특성으로 지적됐던 「절대적 진리」의 지위를 획득하게 됐으며 정부나 책임있는 기관들이 제 역할을 방기하면서 모든 것이 저절로 잘될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주장한다.
즉, 수요와 공급의 법칙 같은 고전적 경제이론을 자연과학의 법칙처럼 받아들이는 경직성에 빠져 부의 재분배와 같은 경제정의의 실천을 방기하고 있다는 것.
또 개인적 이익추구와 사회적 가치의 일치라는 19세기적 가정은 현대사회의 복잡성 속에 점차 설득력을 잃고 있는데도 개인의 이익추구만을 최우선시하는 시장의 논리로 공동체적 토대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소로스는 열린 사회의 장점은 항상 오류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어떤 이론도 이데올로기화하는 것을 막는데 있다면서 특히 최근 절대적 대안으로 떠오르는 영미 자본주의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소로스는 미국내 최대 헤지펀드사 「퀀텀 펀드」를 통해 엄청난 핫머니를 굴리면서 92년 유럽통화위기 때는 영국 중앙은행마저 무릎 꿇게 만들면서 하루사이 10억달러를 벌어들인 단기투자의 귀재.뉴스위크지 최신호는 소로스가 지난해에만 근 1억2천만달러를 출연, 개인으로서는 미국내에서 자선기금을 가장 많이 낸 인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