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노동법 날치기는 정치적 실책』…美紙 보도

  • 입력 1996년 12월 31일 11시 52분


노동법 개정안의 국회 기습통과와 관련, 金泳三대통령의 솜씨없는 시도가 근로자들의 시위와 파업 등으로 불리한 결과를 낳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紙가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金대통령의 잘못된 도박」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어려운 경제를 자유화하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속에서 金대통령이 심각한 정치적 실책을 범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문은 金대통령이 노동시장을 철저히 점검하려는 시도에 대해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은 옳은 것으로 동의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개혁을 실행하기 위해 동원한 방법이 격렬한 시위에 불을 지폈으며 일반 대중으로부터 광범위하게 비난을 샀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金대통령은 이번 노동법의 국회처리가 정치적 도박임을 알고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전제하면서 그는 이 문제가 내년 대통령선거를 준비하기에 앞서 마무리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노조에 재갈을 물리는 한편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시도로 기업들의 원가절감 노력을 고취해 경제안정을 증대시킨 강력한 지도자로 보여지기를 희망해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덧붙였다. 이 신문은 그러나 최근의 파업으로 연말까지 10억달러 상당의 생산상 손실을 가져 올 수 있고 주가가 지난 45개월 사이 최저를 기록했음을 지적하면서 한국정부는 이번 일로 정치적 실수를 범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어 신년 5일간의 연휴로 파업이 자연스레 중단되는 등 산업상의 갈등이 진정되더라도 金대통령의 위헌소지가 있는 문제해결 방식은 경제개혁 과정에 오점을 남겼으며 그 자신도 최초의 민주적 대통령이란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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