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機 사고 이모저모]피랍기 사상 최대 참사될듯

  • 입력 1996년 11월 25일 07시 49분


승객과 승무원 1백75명을 태운 채 공중 납치됐다 23일 인도양 코모로 제도 상공에서 바다로 추락한 에티오피아항공소속 보잉 767 사고기의 탑승자중 최소한 55명이 생존했다고 코모로 외무부 비상대책반이 발표했다.

○…사고기는 이날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를 출발, 케냐의 나이로비로 비행도중 오전 11시반경 케냐상공에서 납치된 뒤 항로를 변경, 모리셔스섬으로 가던 중 연료가 떨어져 착륙을 시도하다 코모로섬 해역의 산호초로 추락했다고 목격자들이 증언.

사고기는 해변에서 7백m 떨어진 얕은 바다에 내려앉는 과정에서 한쪽 날개가 파도에 스치면서 균형을 잃고 동체가 세동강이 난 채 대파.

구조대는 사고해역과 부서진 기체내에서 72구의 희생자 시체를 인양했으며 아직 바다에 잠긴 기체안에 수십구의 시체가 남아있다고 전언.

○…생존자중에 포함된 사고기 기장 레울 아바트(42)는 납치범 3명이 조종석으로 침입, 부기장을 폭행한 뒤 조종석 밖으로 쫓아냈으며 2명은 각각 비행기내 응급조치용 손도끼와 소화기를 흉기로 휘둘렀고 다른 1명은 폭탄이라고 주장하는 물체와 위스키병을 들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

아바트 기장은 또 이들이 항로를 호주로 바꿀 것을 요구했으며 연료가 부족하다는 자신의 설명을 믿으려 하지 않았고 코모로섬 가까이 왔을 때는 그중 1명이 조종석을 차지해 자신이 조종간을 통제할 수 없었다고 설명.

한 이스라엘 생존자는 납치범들이 에티오피아의 반정부세력으로 교도소에서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주장.

한편 코모로 보안당국은 생존자중 기장과 부기장이 납치범으로 지목한 2명을 체포했으나 다른 1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

○…코모로 라디오 방송은 생존자중 10명 정도만 중상을 입었을 뿐 나머지 생존자는 비교적 경미한 부상만 입었다고 보도한 반면, 의료진은 대부분이 중태라고 전언. 어쨌든 이번 사고는 지난 77년12월 승객 93명과 승무원 7명이 사망했던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랍사고를 능가하는 피랍기 사고사상 최대참사로 기록될 전망.

○…사고기에는 대부분 에티오피아인을 비롯, 아프리카인과 인도 봄베이에서 비행기를 바꿔탄 아시아인들이 다수 탑승하고 있었다고 항공당국이 확인. 코모로 외무부의 한 관리는 모리셔스 주재 이탈리아영사가 생존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으며 탑승여부가 불분명했던 인도 봄베이 주재 미국총영사 부부도 생존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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