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의 창의성이 북아메리카 대륙의 광대한 자연 환경 덕분이라는 이야기가 종종 회자된다. 자연이 창의성을 자극한다는 통념이다. 과연 그럴까?
● 자연 vs 인공 환경, 직접 비교 연구
호주 머독대학교 싱가포르 캠퍼스 연구진은 자연 환경과 인공 환경, 그리고 추상 예술이 창의적 성과와 창의적 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연구를 주도한 에이미 림 박사(심리학과 조교수)는 “자연과 창의성이 연결된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자연 환경과 다른 환경을 직접 비교해 창의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실험 연구는 부족했다”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산업화 이후 약 200년 동안 인간과 자연의 접촉은 최대 60%까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자연과의 접촉 감소가 심리적·인지적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총 세 가지 실험을 통해 자연 기반 환경 자극과 인공 환경 또는 추상 미술 환경이 창의적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첫 번째는 자연 경관 또는 인공 경관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사람들의 창의적 수행 능력을 비교했다. 두 번째는 도심 지역 또는 숲이 우거진 공원을 산책한 후 수행한 창의성 과제를 평가했다. 세 번째는 3개월에 걸쳐 진행된 종단적 현장 실험을 통해 공장 직원들의 창의적 수행 능력을 조사했다. 일반적인 장식 없는 작업 공간과 자연 또는 추상 미술 포스터로 장식된 작업 공간을 비교했다.
● 자연 환경, 창의성에 특별한 영향 없어
연구 결과, 자연 환경 노출은 창의성에 일관되거나 고유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자연 환경과 인공 환경 모두에서 창의적 성과는 유사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연과 창의성 사이의 관계는 단순히 노출 수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공 환경은 자연 환경보다 스트레스 반응이 약간 더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스트레스가 반드시 창의성을 저해하지는 않았다.
● 창의성=개인+환경의 상호작용
그렇다면 왜 자연은 창의성에 일관되거나 고유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을까? 한 가지 설명은 창의성이 개인과 환경의 상호작용 산물이라는 점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창의성은 지능이나 개방성과 마찬가지로 개인 간 차이가 있는 특성이다. 창의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환경 변화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또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창의성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직무 자율성과 업무량은 창의성과 관련 있었지만, 자연 노출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창의성은 개인 특성, 사회 구조, 환경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 인공 환경, 꼭 나쁜 것만은 아냐
림 박사는 “인공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은 위협 감지 능력 향상 및 스트레스와 불안 증가와 관련이 있지만, 이러한 심리적·생리적 반응은 문제 해결과 창의적인 행동을 촉진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자연이 스트레스 감소와 긍정적 감정 증가에 효과적이라는 점은 기존 연구 결과와 동일했다.
림 박사는 “자연은 창의성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정신적 피로와 스트레스 완화를 포함해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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