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의 그늘…골다공증 30%, 통풍 12% 위험 높인다[바디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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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년 3월 9일 10시 07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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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GLP-1 계열 약물이 뼈와 힘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성인 약 15만 명의 건강 기록을 분석한 결과,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한 사람들에게서 골격계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약물 투여 후 5년 동안
△뼈를 약화시키고 부러지기 쉽게 만드는 골다공증 위험은 약 30% 증가
△관절에 바늘 모양의 요산 결정이 형성돼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성 관절염인 통풍 위험은 12% 증가했다.

또한 드문 사례였지만
△뼈의 무기질(미네랄) 함량이 감소해 뼈가 약해지는 골연화증 위험은 150% 이상 증가했다.

연구 공동 저자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대 정형외과 존 가브리엘 호르네프(John Gabriel Horneff) 부교수는 “예상했던 것보다 증가 폭이 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정형외과학회(AAOS) 연례 학회에서 발표됐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GLP-1 약물이 직접적으로 골질환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아직 동료 심사(peer review)를 거치지 않은 학회 발표 수준의 예비 연구이기 때문에, 결과를 해석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진은 골밀도 감소의 몇 가지 가능한 원인을 제시했다.

첫째, 호르몬 영향. GLP-1 약물이 뼈 대사에 중요한 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다.

둘째, 영양 부족. 비만 치료제는 식욕 감소를 불러온다. 이에 따라 칼슘·단백질 같은 필수 영양소 섭취가 부족하면 뼈가 효율적으로 재건되지 못할 수 있다.

셋째, 체중 감소로 뼈에 가해지는 체중 부하(기계적 하중)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 갑작스러운 체중 부하 감소는 뼈의 분해와 재건 사이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오랫동안 100㎏이 넘는 체중을 유지하던 사람이 갑자기 큰 폭으로 체중을 줄이면 뼈에 가해지던 체중 부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정상적인 뼈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호르네프 교수는 설명했다.

또한 같은 연구진의 별도 분석에서는 GLP-1 약물 사용자의 힘줄 파열 위험이 약 50% 높아지는 경향이 보고됐다. 대흉근(가슴 근육과 상완골을 연결하는 힘줄), 회전근개(어깨 관절을 안정시키는 힘줄), 아킬레스건(다리에서 발뒤꿈치까지 이어지는 힘줄) 등 주요 힘줄에서 파열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은 환자들의 부상 패턴이 비정상적으로 가벼운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을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흉근 힘줄 파열은 일반적으로 무거운 벤치 프레스 같은 격렬한 운동 중 발생한다. 하지만 비만 치료제 투여 환자 중 일부 환자는 팔을 앞으로 뻗어 몸을 지탱하려다가 힘줄이 찢어졌다고 말했다. 회전근개 손상은 계단에서 넘어지는 것과 같은 외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GLP-1 약물 사용 환자들은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어깨를 다쳤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통풍 위험 증가에 대해서는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앨라배마대학교 의대 류머티즘 내과 안젤로 가포(Angelo Gaffo) 교수에 따르면 GLP-1 약물은 일반적으로 통풍의 원인 물질인 요산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가포 교수는 한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요산 수치가 너무 빠르게 떨어질 때 일시적으로 통풍 발작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나 요산 수치가 안정되면 통풍 위험도 결국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 중인 GLP-1 계열 주요 약물은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마운자로(Mounjaro), 제프바운드(Zepbound) 등이다.

이 가운데 위고비만 처방 정보에 골절 위험 가능성이 언급돼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터프츠대학교 의대 교수 클리포드 로젠(Clifford Rosen) 교수는 “제약 회사들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손실을 막기 위한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WP에 말했다.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생산하는 노보노디스크는 성명을 통해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며 미 식품의약청(FDA) 등 규제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마운자로(당뇨병 치료제)와 제프바운드(비만 치료제)를 생산하는 일라이 릴리 역시 “해당 연구에 참여하거나 후원하지 않았지만, 당사는 모든 의약품에 대한 안전 정보를 지속해서 평가하고 있다”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들은 WP를 통해 GLP-1 계열 약물이 △체중 감소 △혈당 조절 개선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신장 및 간 질환 위험 감소 등의 긍정적인 효가가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명 위험, 신부전 등 일부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 됐지만 매우 드문 사례이기에 약물 사용으로 인해 얻을 것이 잃을 것보다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선 골다공증 위험이 큰 사람은 골밀도 검사를 치료 전이나 치료 중 받고, 섭취량 감소에 따른 영양분 부족에 대비해 단백질, 칼슘, 비타민 D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며, 체중 감소 과정에서 근육과 뼈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력 운동을 강화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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