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사진)이 현재 인구 100만 명인 특례시 지정 기준을 비(非)수도권의 경우 70만∼80만 명 수준으로 완화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초자치단체지만 광역지자체 수준의 권한을 갖는 특례시를 지방에 늘려 지역 성장 거점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의도다.
윤 장관은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비수도권에서 특례시가 권역의 중심 도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준을 70만∼80만 명 정도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할 때 인구 100만 기준을 계속 유지한다면 앞으로 비수도권 특례시가 존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50층 이하 건축물 허가권과 지역개발채권 발행권 등의 권한을 갖는 특례시는 주민등록인구와 외국인 수 등을 합산해 100만 명 이상일 경우 지정되는데, 현재 5곳의 특례시 중 지방은 경남 창원이 유일하다.
국회 입법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는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통합특별법과 관련해 윤 장관은 “(현재 논의 중인 특별법이) 최종안은 아니다”며 “재정 권한을 지방으로 넘기는 문제 등은 6월 말까지 계속 논의해 구체적으로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지역 20조, 정부 살 떼서 지원… 지방분권 철학 계속 반영”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인터뷰 지역예산 아닌 중앙서 4년간 지원… 총리실 ‘재정’, 행안부 ‘통합’ TF로 타지역 재정 끌어다 쓰진 않을것 비수도권 특례시 기준 완화땐… 청주-천안-전주 등이 대상 가능성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윤 장관은 광역 통합과 관련해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 사례이자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의 핵심 축”이라며 “예산, 조직 개편 등 분야별 통합 방안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통합 실무 추진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대통령과 정부가 가지고 있는 지방 분권에 대한 철학이 앞으로도 계속 반영돼 나갈 것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광역 통합특별법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충남·대전, 대구·경북 통합특별법과 관련해 재정 권한 등 세부 내용은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는 ‘선(先)통합 후(後)협의’ 원칙을 재차 강조한 것. 윤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 등의 기본 골격이 나오는 6월 말까지 해당 지역에 대한 재정 지원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 “특례시 기준 완화, 청주 천안 대상 될 것”
―충남·대전, 대구·경북 통합특별법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현재 논의 중인 특별법이) 최종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전혀 아니다. 6월에 통합 선거를 치르는 일정에 맞추기 위한 출발의 의미다.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재정 권한을 넘겨주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인지’ 등을 논의해 내년 예산부터 반영할 것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를 행안부로 모셔서 이런 내용을 충분히 설명했다.”
―통합 대상이 아닌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예산 불이익 등을 우려하기도 하는데….
“결국 ‘우리한테 오는 걸 걷어서 저쪽에 주는 것 아니냐’는 걱정인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재정의 여력 범위 안에서 (통합특별시를) 지원하는 것이고, 다른 지방으로 가는 부분은 손대지 않는다. 연간 최대 5조 원씩 4년간 20조 원을 지원하겠다는 건 대통령이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예산을, 말 그대로 ‘살을 떼어서’ 주겠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특례시 기준 완화 목소리도 나온다.
“유일한 지방 특례시인 창원이 지금 특례시 기준(주민등록 인구, 외국 국적 동포, 외국인 수 합산 100만 명 이상)을 지키기가 위태로워졌다. 그래서 비(非)수도권의 경우 특례시가 권역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준을 70만∼80만 명 선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준 완화 검토의 배경은….
“지역 주도 성장을 위해서는 광역 통합과 함께 권역별 거점 도시를 육성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비수도권에서는 인구 70만∼80만 명 규모의 도시도 이미 산업, 교육, 의료, 교통 기능이 집적된 권역의 중심 도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거점성, 행정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수도권 특례시 지정 기준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기준을 낮출 경우 대상 지자체는….
“충북 청주(약 88만 명)와 충남 천안(약 70만 명)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지금 전북 전주의 경우 63만 명이 넘는데, 완주와 통합하거나 조금 더 노력한다면 특례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남·광주 통합법 후속 지원은….
“우선 국무총리실에 ‘재정지원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지고, 행안부는 ‘통합지원 TF’를 꾸릴 예정이다. 특히 행정 단위를 조정하고, 각종 민원 시스템을 통합하는 일도 적극 지원해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주민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
● “정상 국가에서는 장관 수사지휘권 행사 없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와 관련해 행안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수사의 독립성은 충분히 부여될 것이고, 수사지휘권은 일종의 문민 통제 수단이다. 일상적인 수사 지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인권이 침해된다거나, 헌법에 반해서 행사된다거나 하는 경우를 대비한 예비 수단이다. 선진국도 장관이 수사지휘권이 있지만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행사되지 않는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여부도 쟁점인데….
“여당이 예외적인 보완수사권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해 어느 정도 규정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보완수사요구권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과 입법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중수청 청사 위치도 관심사인데….
“기관의 특성상 독립 건물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준비를 하고 있다.”
―2월부터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건조한 날씨로 산불 발생이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산불이 나면 지자체장이 총괄 지휘를 하다가 대형 산불로 번지면 산림청장이 지휘하도록 체계를 개편했고, 대형 산불로 확산되기 전에 곧바로 진화 헬기를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하천·계곡 불법 점용 관련 재조사 상황은….
“항공사진이나 위성사진, 국토지리정보를 총동원해서 전수조사를 할 것이다. 또 불법 시설물 은폐나 봐주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문책하고, 사법기관에 수사도 의뢰해 정말 확실하게 불법 점용의 뿌리를 뽑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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