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이미향, 9년만에 LPGA 정상… 통산 3승

  • 동아일보

블루베이 LPGA 최종R 1타차 우승
中 장웨이웨이에 선두 내줬다 탈환
김아림-최혜진 공동 5위 ‘톱10’

“어깨가 아픈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나요?” 중계진의 농담이 무색하게 8년 8개월 만에 우승한 이미향은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이미향은 8일 열린 블루베이 LPGA투어에서 2위 장웨이웨이(중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개인 통산 3승째다. LPGA 제공
“어깨가 아픈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나요?” 중계진의 농담이 무색하게 8년 8개월 만에 우승한 이미향은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이미향은 8일 열린 블루베이 LPGA투어에서 2위 장웨이웨이(중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개인 통산 3승째다. LPGA 제공
“우승한 지 너무 오래돼서 이기는 기분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나 자신을 믿었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도, 우승 없이 보낸 9년의 세월도 이겨냈다. 8년 8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미향(33)은 감격의 눈물을 쏟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미향은 8일 중국 하이난성 젠레이크 블루베이 골프코스(파72)에서 끝난 블루베이 LPGA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쳤다. 하지만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내며 마지막까지 추격한 중국의 장웨이웨이(27)를 1타 차로 제쳤다. 이미향이 정상에 오른 건 2017년 7월 스코티시 여자오픈 이후 3143일 만이다. 2014년 미즈노 클래식을 포함해 통산 3승째. 우승 상금은 39만 달러(약 5억8000만 원)다. 전날 3라운드까지 2위에게 3타 앞선 선두였던 이미향은 전반 9홀에서 챔피언조의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5번홀과 9번홀(이상 파4)에서 두 차례나 더블보기를 범하며 4타를 잃었다. 장웨이웨이에게 한때 선두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향은 ‘인내’할 줄 아는 선수였다. 10번홀(파4) 버디로 분위기를 바꿨고, 13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했다. 승부를 가른 건 최종 18번홀(파5)이었다. 10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장웨이웨이는 연장전을 대비해 연습 그린에서 퍼팅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도 이미향은 티샷과 세컨드샷을 모두 페어웨이로 보냈다. 그리고 웨지로 친 3번째 샷은 홀을 스치며 탭인 거리에 멈춰 섰다. 샷 이글인 줄 알았을 정도로 정교한 샷이었다. 마침내 챔피언 퍼트를 남겨둔 이미향은 가볍게 탭인 버디를 잡아낸 후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오랜만의 우승을 자축했다. 이미향은 “전반에 정말 업다운이 심한 경기를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캐디가 마지막 홀에서 ‘해낼 수 있다’고 말해 준 게 큰 힘이 됐다. 아직도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미향은 이번 대회 내내 어깨 부상과도 싸워야 했다. 지난해 9월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한 이미향은 “약 없이는 잠들지 못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이날도 수차례 통증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해안가 코스의 거센 바람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이미향은 “무더웠던 태국과 싱가포르보다는 좀 더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어 좋았다. 바람 부는 환경에 익숙한 편이라 플레이하기 어렵지 않았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미향은 4세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에 입문했다. 44세에 무남독녀 늦둥이 딸을 본 이미향의 아버지는 정성껏 뒷바라지를 했다. 이미향은 필드를 찾은 아버지를 향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이미향을 포함한 한국 선수 3명이 ‘톱10’에 자리했다. 김아림(31)과 최혜진(27)은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신인상에 도전하는 황유민(23)은 공동 18위(1언더파 287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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