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교양지 월간 ‘샘터’가 2026년 1월호(통권 671호·사진)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휴간한다.
샘터는 10일 “스마트폰이 종이책을 대체하고 영상 콘텐츠의 수요가 활자 미디어를 뛰어넘는 흐름을 이기지 못한 데 따른 결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샘터는 ‘거짓 없이 인생을 걸어가려는 모든 사람에게 정다운 마음의 벗이 될 것을 다짐한다’는 취지로 1970년 4월 김재순 전 국회의장(1923∼2016)이 창간했다. 최근까지 평범한 독자들의 사연을 1만1000여 개 담아 오면서 공감을 바탕으로 감동과 웃음을 자아내는 소박한 삶의 이야기들로 사랑을 받았다.
정채봉 작가를 비롯한 유명 문인들이 연재한 글들도 화제였다. 최인호 작가의 연재소설 ‘가족’은 1975년부터 34년간, 법정 스님의 ‘산방한담’은 1980년부터 16년간 이어졌다. 수필가 피천득 선생, 장영희 교수와 이해인 수녀 등이 맑고 고운 글로 삶의 의미를 전하며 고정 필진으로 왕성히 활동했다.
한때 월 50만 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였으며 ‘어머니에게 편지 보내기’ 공모엔 한 달간 1만여 통의 편지가 날아들기도 했다고 샘터 측은 밝혔다. 정호승 시인과 한강 소설가 등이 젊은 시절 샘터 편집부 기자로 일하기도 했다.
샘터는 앞서 2019년에도 한 차례 휴간 의사를 밝혔다가 독자의 기부와 기업 후원 등으로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수익 악화가 계속돼 6년 만에 마침내 다시 휴간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김성구 샘터 발행인은 “단행본은 계속 발행한다”며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를 중시하는 샘터의 정신을 계속 지켜 나갈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호는 이달 24일 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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