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중형 평형(전용 85~102㎡)의 평균 매매가격이 중대형(102~135㎡)보다 2억 원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인 가구 증가와 서울 아파트 가격 부담이 맞물리면서 중형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30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형 평균 매매가격은 22억 470만 원으로 중대형(20억 407만 원)보다 약 2억 원가량 높았다.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중형이 중대형 가격을 앞서는 흐름은 계속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 격차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가격 역전 배경에는 인구 구조 변화가 자리한다. 결혼 후에도 자녀 수가 적은 2~3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며 중형 평형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수요가 중형으로 쏠리다 보니 오히려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최근 신축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 팬트리, 드레스룸 등으로 공간 활용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실사용 면적으로 보면 중형이 중대형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에 가격 부담이 적은 중형 아파트에 수요가 쏠리고 있다.
서울 안에서도 지역별 양상은 갈렸다. 강북 14개 구에서는 중대형 평균 매매가격이 14억 2046만 원으로 중형(12억 9725만 원)보다 여전히 높았으나, 강남 11개 구는 중형(26억 2906만 원)이 중대형(24억 2905만 원)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에서 중형과 중대형 간 가격 역전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가격 상승 폭이 큰 강남 지역에서는 수요자들의 자금 마련 부담이 커 중형 선호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135㎡를 초과하는 대형 아파트의 서울 평균 매매가격은 36억 2830만 원으로 중형이나 중대형과 완전히 다른 가격대를 형성하며 독립된 시장 흐름을 보여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 집값이 많이 오른 데다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중대형은 자금 부담이 커졌지만, 상대적으로 실속형 평형인 중형에 수요가 몰린 결과”라며 “반면 135㎡ 이상 대형 평형은 원래 고액 자산가 중심 시장이어서 별도의 트랙으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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