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며 노인복지는 돌봄 제공을 넘어 ‘어떻게 잘 살 것인가’를 묻는 단계로 진화했다. 핵심은 건강수명 연장과 고립 예방, 공동체 회복이다. 이 흐름 속에서 37년간 일관되게 통합형 실버케어를 실천해 온 곳이 있다. 1988년 문을 연 대한민국 최초 실버타운 유당마을(이사장 양주현)이다.
경기도 수원 광교산 자락 2만5000평(약 8만2600㎡) 부지에 자리한 유당마을은 실버타운·케어홈·유당부속의원·유당한의원·재가복지센터로 이어지는 전 생애주기 인프라를 갖췄다. 2026년 하반기 주간보호센터까지 문을 열면 주거·요양·의료·주간돌봄·재가 서비스가 하나로 연결되는 완전 통합 시스템이 완성된다.
● “이익보다 사명”… 유당의 철학이 만든 신뢰
출발점은 연민이었다. 설립자 故 양창갑 초대 이사장은 병원에서 본 노인의 현실에 깊은 연민의 정을 느낀 후 사재 30억 원과 부지 2만5000평을 내놓아 1988년 ‘풍요로운 집’을 뜻하는 유당(裕堂)마을을 세웠다. 1994년 장남 양주현 이사장이 경영을 승계한 뒤 그는 일본·미국·호주 등 선진 복지 모델을 연구해 시설과 서비스를 재설계, 적자였던 운영을 혁신으로 돌파했다.
양 이사장은 “유당마을은 단순 이익을 목표로 운영하지 않고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가슴에 품고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며 “특히 ‘10대 스마트 경영원칙(목표관리·스피드·신상필벌·시정조치·입주자중심·비전·시스템·소통·안전·감동)’을 가치로 삼아 입주민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 3식을 식당에서 어르신 표정과 식사 여부에 관심을 가지고 확인하는 고밀착 서비스가 유당마을의 상징이다. 24시간 간호 대응과 긴급 호출 등으로 안전망이 촘촘히 연결돼 응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
● ESG로 이어가는 ‘끝까지 좋은 이웃’
유당마을의 지속가능성은 ESG 경영에서 나온다. 환경(E) 측면에선 광교산의 생태를 살린 친환경 설계와 정기 리모델링으로 37년 된 시설을 신축 건물처럼 유지한다. 서빙 로봇, 실벗 로봇, 웨어러블 로봇, 허그 이송 로봇 등 스마트 AI 기술은 에너지와 인력 효율을 높인다.
사회(S) 영역에선 생애주기별 원스톱 케어가 작동한다. 건강할 땐 실버타운, 변화가 오면 재가 서비스와 주간 보호로 완충하고, 필요시 케어홈으로 자연스레 이동한다. 하루 3식 공동 식사와 ‘식사 짝꿍’ 제도로 고립을 막고 관계를 회복한다.
지배구조(G) 면에서도 원칙이 분명하다. 합리적 보증금과 퇴소 후 2주 이내 보증금 반환 원칙을 일관되게 지키고 장기근속 인력이 다수여서 ‘말하기 전 요구를 알아차리는’ 대응력이 강점이다. 기술은 수단일 뿐 돌봄의 중심은 사람이라는 가치가 전 직원의 일상으로 체화돼 있다.
유당마을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 케어홈 신축 이전, 주간보호센터 개관, AI 기반 위험 징후 예측과 치매 예방 로봇 등 스마트 실버타운 고도화를 추진한다. 그러나 방향은 변치 않는다.
양 이사장은 “첨단 기술과 인간 중심 돌봄의 조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노인복지 발전을 이어 나갈 것”이라며 “어르신들이 ‘끝까지 좋은 이웃’ 속에서 존엄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최초에서 최고로’ 유당마을의 37년은 한국 노인복지가 나아갈 품격 있는 표준을 묵묵히 증명해 왔다. 최근 ‘2025 K-ESG 경영대상’ 사회 ESG 대상과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도 그 궤적 위에 놓여 있다.
기술과 사람이 조화된 이 모델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가 선택해야 할 실천적이고 모범적인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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