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래당 vs 개딸’ 당원끼리 비난전…1인 1표제에 쪼개진 민주당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24일 11시 17분


정청래 지지층, 딴지일보 게시판 등 집결
1인1표 반대 의원 좌표 찍고 “당 떠나라”
친명 그룹은 ‘재명이네 마을’ 등서 여론전
“鄭대표, 다수의 여론 듣겠다는 생각 없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1.24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1.24 뉴스1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인 1표제’ 등 당헌·당규 개정에 착수한 것을 두고 당 강성 지지층이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개딸’(개혁의 딸)과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청래당’ 등으로 나뉘어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당원들은 “정 대표가 대통령 순방 중에도 자기 정치에 여념이 없다”고 비판하는 반면, 정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1인 1표라는 시대 정신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맞서는 모습이다.

당 당무위원회가 국회에서 ‘1인 1표제’ 등 당헌·당규 개정을 의결하는 24일, 딴지일보 자유게시판과 더불어청래당 등 정 대표에 대한 지지를 보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대의원을 중심으로 한 기존 당원들이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고 싶어 당헌·당규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당원은 전날 1인 1표제 개정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현한 민주당 현역 의원 등 이름을 거론하며 “국민의힘도 1인 1표제를 하고 이 대통령도 대표 시절 1인 1표제를 공약했는데 이게 싫다고 하는 한준호 최고위원과 강득구 의원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힌 한 당원은 “당원주권 정당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기에 친명이란 계파가 중요한 게 아닌데 왜 당내에서 갈라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내 자신의 조직이 사라지는 것만 염려해 자기정치 하는 의원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23 요하네스버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23 요하네스버그=뉴시스

반면 ‘재명이네 마을’ 등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보이는 커뮤니티에는 “시기나 규칙도 제대로 정해두지 않은 상태에서 당헌·당규 개정을 서두르는 건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 당원은 “이 대통령이 중요한 순방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정 대표가 자신의 연임만 생각하고 대통령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당원은 “투표율이 16% 밖에 안 되는 걸 가지고 전체 당원의 뜻이라고 해석하는 것부터가 당원 다수의 여론을 전혀 들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지방선거도 아직 남았고 많은 당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도 않았는데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성수 TV 등 일부 친명계열 유튜버는 “당헌·당규 개정 과정에서 정 대표가 의견수렴과 절차적 정당성을 모두 무시했다”며 헌법재판소에 ‘당헌·당규 개정안 의결 무효 확인 가처분 소송’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원 83%가 불참해 결과적으로 찬성이 14.5% 뿐인데도 ‘압도적 찬성’을 주장하는 건 당원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당무위, 28일 당 중앙위원회를 거쳐 1인 1표제를 의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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