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뒤 中日 갈등
中 “일본산 수산물 수입 중단” 발표 이틀뒤
대만은 14년만에 규제 풀어 ‘日 편들기’ 나서
총통-외교장관 ‘일본산 생선 회식’ 인증샷도
라이칭더 대만 총통(왼쪽)과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본산 수산물을 먹는 사진을 게시했다. SNS 캡처
대만 정부가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규제를 모두 해제한다고 21일(현지 시간) 밝혔다. 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한 시점에 발효된 조치라 주목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대만 위생복리부 식품의약품관리서(식약서·TFDA)는 성명을 통해 “일본산 식품에 대한 안전 관리 조치를 정상으로 돌린다”며 “이 조치는 즉시 발효된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식품에 적용해 온 별도의 강화 규제를 없애고 일반 수입 식품과 같은 기준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9월 1일 위생복리부가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 전면 철폐 방침을 밝힌 후 60일간의 공개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공식 결정된 것이다.
대만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역과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가 2022년과 2024년 일부 규제를 완화했지만, 특정 지역·품목은 별도 관리해 왔다.
식약서는 2011년 이후 14년간 일본산 식품 27만여 건에 대한 국경 단계 방사능 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사례가 0%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산 식품으로 인한 추가 피폭 위험에 대한 평가도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일본 정부는 대만의 결정에 “재해지의 부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시점에 시행됐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대만 유사시 집단자위권을 발동해 개입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보복 차원으로 19일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 카드를 꺼냈다.
대만 정치권은 일본과의 우호를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늘 점심은 초밥과 미소국(일본식 된장국)이다. 가고시마산 방어와 홋카이도산 가리비도 있다”는 글과 함께 일본산 수산물을 먹는 사진을 공개했다.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도 같은 날 SNS에 “오늘 밤은 제가 한턱내며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일본산 가리비 사시미를 큰 접시로 주문했다”며 일본산 가리비를 젓가락으로 집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2021년 중국이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을 금지했을 당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파인애플 인증샷’을 공개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린추인 의원은 이날 입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중국이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을 금지했을 당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파인애플 인증샷’을 공개한 점을 언급하며 그 은혜를 지금 갚아야 한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중국 3대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동방항공·남방항공도 이달 15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일본행 항공편에 대한 무료 취소를 공지한 가운데, 치우이잉 의원은 이날 대만 국적기 항공사와 관광청에 일본 여행 관련 지원 정책을 추진하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