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계엄 만류하자…尹, 돌이킬 수 없다고 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17일 17시 38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2025.05.01. [서울=뉴시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2025.05.01. [서울=뉴시스]
12·3 비상계엄 당일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만류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돌이킬 수 없다”며 계엄 선포를 강행했다는 최 전 부총리의 증언이 나왔다. 이날 처음 법정에 출석한 최 전 부총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계엄을 직접 반대하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고도 말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 내란 주요 임무 종사 등 혐의 재판에는 최 전 부총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특검이 공개한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최 전 부총리는 계엄 당일 오후 9시 57분경 대통령실에 도착해 바로 윤 전 대통령이 있는 집무실로 갔다. 다만 최 전 부총리는 이 자리에선 비상계엄 관련 얘기를 못 들었고, 이후 국무위원들이 모여 있는 대접견실에서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이 대접견실로 나오자 최 전 부총리는 조 전 장관과 함께 “계엄은 절대로 안 된다”며 만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별한 반응 없이 다시 집무실로 들어가는 윤 전 대통령을 따라가 대외 신인도가 땅에 떨어지고 경제가 무너진다며 재차 만류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에 “대통령으로서 결정한 것이다. 준비가 다 돼 있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당시 한 전 총리도 계엄을 말렸냐는 질문에 최 전 부총리는 “한 전 총리도 ‘많이 반대했다’고 말했다. 다만 만류하는 걸 직접 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가 반대를 안 했다고 느꼈냐는 질문에는 “한 전 총리가 넋이 나가 있었다. 당연히 만류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물었더니 ‘만류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계엄 선포 당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 역시 이날 증언대에 섰지만 “관련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황”이라며 증언 일체를 거부했다. 재판부가 “경제부총리와 원내대표까지 지낸 상황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 없느냐”며 재차 물었지만, 추 대표는 “없다”고 증언을 거부했고 19분 만에 법정을 떠났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 심리로 열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허석곤 전 소방청장은 “이 전 장관이 언론사 단전·단수를 언급하면서 언론사들에 경찰이 투입되면 협력해 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언론사를 완전 장악하기 위해서 옛날에 성을 공격하면 성안에 물을 끊고 쌀을 끊고 하지 않나. 그래서 소방에 단전·단수를 요청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상목#비상계엄#윤석열#국무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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