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대책’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 이동… 비규제지역으로 풍선효과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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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원 에피트 센트럴마크’ 투시도    제공. 디허브
‘서수원 에피트 센트럴마크’ 투시도 제공. 디허브
10·15부동산대책’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주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규제지역에 포함된 서울과 경기 12개 지역은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반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수원 권선구와 화성 동탄 등은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분양시장에서도 이 같은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초강력 규제 영향 본격화… ‘풍선효과’ 확산
정부는 지난달 10·15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와 경기 12개 지역(과천, 광명, 수원 영통·장안·팔달구, 성남 분당·수정·중원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의왕, 하남)으로 확대 지정한 것이 핵심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주택을 매매할 때 관할 시장이나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2년 실거주 의무가 생겨 전세를 낀 매매가 금지된다.

부동산 금융 규제도 강화됐다. 수도권 규제지역의 시가 15억 원 이하 주택은 기존처럼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유지된다. 시가 15억~25억 원 주택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한도가 줄어든다.

또한 규제지역 내 분양 단지는 중도금 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기존 70%에서 40%로 낮아져 자금 부담이 커졌다. 당첨자는 2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고 청약 1순위 자격도 강화됐다.

이 같은 규제로 규제지역의 주택시장은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10월 4주(10월 2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3%로, 전주(0.50%)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38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크게 둔화됐다. 경기 12곳의 규제지역도 성남 분당구(0.82%), 과천(0.58%), 하남(0.57%)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상승폭이 줄었다.

비규제 · 분상제 · 개발호재… 3박자 단지 주목
반면 수원 권선구, 화성, 구리 등 비규제지역은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원 권선구는 전주(0.04%)에서 0.08%로, 화성시는 보합(0%)에서 0.13%로 상승 전환했다. 구리(0.10→0.18%), 광주(-0.04→0.14%), 김포(-0.06→-0.01%) 등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한 ‘풍선효과’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비규제지역의 청약 열기도 뜨겁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일 대우건설이 경기 김포 사우동에서 분양한 ‘풍무역 푸르지오더마크’ 1순위 청약에는 558세대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9721명이 몰려 평균 17.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분양한 인근 ‘김포풍무 호반써밋’도 7.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규제에서 벗어난 경기 안양 만안구에서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만안역 중앙하이츠 포레’ 1순위 청약에는 28세대 모집에 200명이 접수해 평균 7.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규제지역이라도 모든 단지가 수혜를 누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거나 대규모 택지지구 내 인프라가 갖춰진 단지, 역세권·산업단지 등 개발호재가 풍부한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이 파주 서패동에서 분양한 ‘운정 아이파크시티’는 2987세대 모집에 1345명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규제 벗어난 ‘똘똘한 지역’에 관심 집중
건설사들은 비규제 프리미엄과 분양가상한제, 개발호재 등으로 투자 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 분양을 잇달아 준비하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는 수원 호매실역 인근 당수공공주택지구에서 ‘서수원 에피트 센트럴마크’를 11월 중 분양한다. 단지는 M1·M2 블록, 총 470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서수원 에피트 센트럴마크는 대출·청약·세금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비규제지역에 위치한 점이 강점이다. 대규모 택지지구에 조성돼 생활 인프라가 풍부하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합리적이다.

단지가 들어서는 당수지구는 향후 당수2지구·호매실지구와 통합돼 약 3만3000세대, 인구 8만 명 규모의 거대 주거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도시철도 신분당선 연장(광교~호매실) 사업이 2029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완공 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질 예정이며 ‘수원R&D사이언스파크’와 ‘탑동이노베이션밸리’ 등 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수원시는 이들 산업단지를 연계해 ‘수원 경제자유구역’으로 조성해 연구개발 중심의 첨단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경기 안양 만안구 안양동에서 ‘안양자이 헤리티온’을 11월 분양한다. 총 1716세대 규모로 이 중 전용 49~101㎡ 639세대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단지는 1호선 명학역 도보권에 있으며, 월곶판교선과 GTX-C 노선 계획이 있다.

한화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는 인천 남동구 간석동에서 ‘포레나더샵 인천시청역’을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35층, 총 2568세대 중 735세대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인천지하철 1·2호선 인천시청역이 인접하며 주요 도로망 접근성도 양호하다.

BS한양은 김포 사우동에서 ‘풍무역세권수자인 그라센트1차’를 11월 공급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10개 동, 총 1071세대로 구성된다. 풍무역과 사우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 가능하며 지하철 5호선 연장과 인천2호선 연장 사업 등이 예정돼 있다.

이밖에 11월에는 우미건설이 화성 남양뉴타운에서 전용 84㎡ 556세대를 공급하고 GS건설이 오산 내삼미동에서 ‘북오산자이 리버블시티’ 전용 59~127㎡ 1275세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서울·경기 매수세 일부가 인근 비규제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특히 실수요자라면 비규제 프리미엄과 저렴한 분양가, 입지, 개발호재를 모두 갖춘 단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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