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동화다. 병든 엄마에게 구두를 사주겠다고 다짐한 소년 순동이는 시간이 흘러 제화공이 되고, 구두를 만드는 일을 통해 한 시대를 살아낸다. 그에게 구두는 단순한 물건이 아닌, 사람과 사람을 잇는 약속이자 세월을 견디는 마음의 상징이다. 낡은 시장과 손으로 구두를 만들던 시절의 정서를 복원한 이 소설은, 일에 깃든 품격과 인간의 의지를 따뜻하게 전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손’이 있다. 순동이는 구두를 만드는 손끝의 기술을 통해 사랑을 배우고, 점차 사람을 이해하며 세상을 익혀간다. 작가는 손의 온기와 일의 의미가 점점 사라져가는 시대에, 잊혀진 감정과 정서를 다시 일깨운다. 이 책은 한 소년의 성장기이자, 우리 모두가 잃어버린 ‘손의 기억’을 되살리는 이야기다.
◇죽음을 철학하다/ 스티븐 루퍼 지음/ 476쪽·22,000원·안타레스
죽음을 이해할수록, 삶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는 철학자의 통찰. 교보문고 미국 트리니티대 철학교수인 저자가 죽음에 대한 인류의 논쟁을 총망라한 철학서. 죽음이 우리에게 해롭다는 ‘해악 논제’에 대항한 그리스 철학자 에피큐로스의 주장에서 시작해 삶의 상태와 죽음의 상태가 같다는 ‘대칭 논증’ 다르다는 ‘비대칭 논증’ 등 동서고금의 철학적 논제를 소개하고 검증한다. ‘살아있음’의 의미를 확정한 뒤 ‘죽음’, ‘살해’, ‘자살’, ‘안락사’, 심지어 철학자가 꺼리는 ‘태아 살해(낙태)’까지 다루면서 ‘살아있다는 것’, ‘죽는다는 것’, ‘죽인다는 것’, ‘스스로 죽는 것’, ‘남의 손에 죽는 것’ 등의 합리성과 도덕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저자는 “우리는 언젠가 반드시 죽고 마는 필멸의 존재들이기에 죽음을 이해할수록 삶을 마주할 용기가 생긴다”고 역설하면서 “‘좋은 삶은 나쁜 죽음을 남긴다’는 말처럼 ‘죽음의 무게는 결국 삶의 가치로 결정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 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 원진주 지음/ 220쪽·1만7000원·해뜰서가
도시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의 호흡에 귀 기울인 한 작가의 느린 삶 기록. 교보문고 15년 넘게 방송작가로 살아온 저자는, 남편이 도시에서 ‘동굴’로 들어가듯 멈춰 선 순간, 삶의 방향을 틀어 시골로 향했다. 처음에는 닷새는 도시, 이틀은 시골을 오가는 ‘5도2촌’ 생활을 선택했다. 환갑이 가장 어린 어르신일 만큼 고령화된 마을. 와이파이를 쓰려면 전봇대부터 세워야 했던 불편한 현실 속에서도, 그는 도시에서는 알 수 없던 것들을 하나씩 배워나간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며, 누군가의 땀과 수고 덕분에 세상이 굴러간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자연을 향한 오랜 기다림과, 불쑥 찾아오는 경이로운 순간을 품으며 그는 시골집에 살아간다. 이 책은 단순한 귀촌 기록이 아니다.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에 균열이 생긴 뒤, 타인의 삶과 자연의 호흡에 눈뜨는 과정을 담은 성찰록이다. ◇ 운명을 보는 기술/ 박성준 지음/ 304쪽·1만8800원·페이지2북스
운명을 읽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전하는 현대 역술가의 안내서. 교보문고 2300년 전부터 전해 내려온 ‘인생의 좋은 기운을 채우는 방법’을 다룬 화제의 역술가 박성준의 신작. 이 책에서 저자는 사주, 관상, 풍수 등 운명을 읽는 다양한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간절한 소원이 있다면 어느 산을 올라야 하는지,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떤 선물을 해야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 나에게 도움을 줄 파트너는 어떻게 찾는 것이 좋은지 등 생활 속 고민을 풍수 지리와 보이지 않는 신호를 통해 풀어준다. 저자는 “나를 알면 행운이 온다”는 기본 원리를 강조하며, 결국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꿔볼 수 있을지 답을 알려주는 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