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항공 측은 기혼 여성이나 자녀가 있는 여성을 ‘항공 이모’라는 명칭의 승무원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춘추항공 제공) ⓒ뉴시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저가 항공사 춘추항공이 기혼 여성과 자녀가 있는 여성을 승무원으로 채용하면서 ‘항공 이모(Air Aunties)’라는 호칭을 사용해 논란이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춘추항공은 25세부터 40세 사이의 결혼했거나 자녀가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승무원 모집 공고를 냈다.
지원 자격은 신장 162~174㎝, 학사 학위 이상이다. 고객 서비스 경험이 있는 지원자는 우대 대상이다. 채용 인원은 30~60명으로, 근무지는 상하이와 북서부 도시 란저우다.
춘추항공 측은 이번 채용 공고를 낸 이유에 대해 “기혼 여성 승무원은 풍부한 인생 경험과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어린이와 노년층 승객을 더 잘 돌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 항공사들은 일반적으로 18~25세의 미혼 여성을 중심으로 승무원을 채용해 왔기 때문에 이번 공고는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경력 단절 여성에게 일자리 기회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다만 ‘항공 이모’라는 명칭을 두고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여성의 결혼 여부와 나이를 강조하는 표현” “무례한 호칭” “전통적인 가정주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국으로 치면 ‘항공 아줌마’ 정도의 호칭으로 보인다.
논란이 확산하자 춘추항공 측은 “미혼 지원자들과 구분하기 위한 명칭”이라며 “업무, 급여, 경력은 다른 승무원들과 동일하다. 불쾌감을 줄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항공 이모’라는 표현은 1990년대 중국 항공업계가 섬유공장 해고 여성 노동자들을 승무원으로 채용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라고 설명했다.
중국 매체 차오뉴스에 따르면 춘추항공 내에 현재 88명의 ‘항공 이모’ 승무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74%가 관리자급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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