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대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일 무역합의와 관련해 “새로운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며 “훌륭하고 공정한 합의”라고 말했다. 미일은 이번 회담을 통해 희토류 공급망 협정을 체결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10.28. 도쿄=AP/뉴시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35분경 트럼프 대통령이 영빈관에 들어서자 웃으며 그를 맞이했다.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눈 뒤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에 이긴 직후에 축하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직접 만나 뵙기를 기대하고 있었다”고 인사했다. 이어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오랜 우정에 감사하고 있고 지난해 아베 아키에 여사를 환대해준 데도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자주 골프 회동을 하며 서로에 대한 끈끈한 우정을 과시했었다.
도쿄=AP/뉴시스 다카이치 총리는 또 트럼프의 외교를 추켜세우며 “이제 미일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이 됐다”며 “일본도 함께 세계평화와 번영에 공헌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회담에 앞서 현지 매체인 니혼테레비(NTV)는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진전을 위해서도 미일 협력을 더욱 추진하고 싶다”며 “일본과 미국을 보다 강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해 미일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도쿄=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여성 최초 총리가 된 것을 축하한다”며 “아베 신조가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했다”고 화답했다. 이어 일본의 방위비 증액 등을 언급하며 “저는 일본을 사랑하고 일본이라는 나라를 존경한다”고 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미일 관세 합의에 따른 약 5500억 달러(약 78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미국 측의 일본 방위비 증액 요구가 핵심 의제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방위력을 대폭 강화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에서 (무기) 조달과 양국 교역에 감사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은 가장 강한 수준의 동맹을 맺고 있으며 우리의 관계는 지금부터, 지금까지보다 강력한 것이 돼 갈 것”이라며 “일본과 미국은 앞으로 전례 없을 만큼 많은 교역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새로운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며 “이는 훌륭하고 공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이 끝난 후 ‘핵심 광물·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프레임워크’에 서명했다. 발표된 합의문에 따르면 핵심 광물과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을 가속화하기 위해 양국의 재정 지원, 무역조치, 비축시스템 등 정책수단을 활용할 방침이다. 또 자국 법령에 따라 국가안보상 필요시 핵심 광물 및 희토류 관련 자산 매각을 검토·억제하기 위한 신규 권한 개발 또는 기존 권한 및 외교적 수단 강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미일의 희토류 공급망 협정 체결을 두고 최근 강화되고 있는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서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양국은 이날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New Golden Age)를 향하여’라는 문서에도 서명했다. 지난 7월 체결한 미·일 무역협정을 이행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 두 정상은 관련 부처 장관과 국무위원들에게 “끊임없이 발전하는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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