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서 2박3일 지내고 29일 한국에…韓-中 연쇄 정상회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24일 17시 02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서 28일부터 사흘 연속 일본, 한국, 중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갖는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대중국 견제에 적극적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신임 총리와는 첫 대면이다. 특히, 30일 경북 경주에서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은 8개월간 이어진 미중 관세 전쟁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 日서 다카이치와 정상회담…대중 견제 메시지 주목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4일 도쿄에서 열린 임시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10.24. 도쿄=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4일 도쿄에서 열린 임시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10.24. 도쿄=AP/뉴시스
23일(현지 시간)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레이시아를 거쳐 일본으로 간 뒤 화요일(28일) 오전 새 일본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가질 것”이라며 “수요일(29일) 아침엔 부산으로 이동해 한국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APEC 최고경영자(CEO)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같은 날 저녁 US-APEC 리더의 실무만찬(working dinner)에 참석한다”며 “목요일 오전에 시 주석과 양자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이달 초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APEC 방한이 당일치기로 진행돼 한미 통상 합의가 미중 정상회담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이날 방한 일정이 1박 2일로 확정 발표되면서 이 같은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5.8.28 . 이재명 대통령 SNS.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5.8.28 . 이재명 대통령 SNS.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동행한다. 한미 무역 협상을 이끌고 있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번 순방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전 2박 3일간 일본에 머물며 미일동맹 강화와 대중 견제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24일 첫 국회 연설에서 “중국, 북한, 러시아의 군사 동향은 심각한 우려”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2% 달성 목표를 2025년도로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 희토류, 펜타닐 등 놓고 美中 사전 기싸움

뉴스1
APEC 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인 30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 고율 관세, 미국산 대두 수입, 펜타닐 통제, 핵 군축 등 여러 쟁점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는 건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여 만이다.

미중 양국은 24~27일 말레이시아에서 5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여 정상회담 의제 등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제네바, 런던, 스톡홀름, 마드리드에서 네 차례에 걸쳐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였지만, 관건인 희토류 수출 통제와 관세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와 체결한 1단계 무역합의(항공기, 대두, 에너지 등 구매)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USTR이 평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중 정상회담에 쓸 압박용 카드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인데 펜타닐은 (회담) 목록의 첫 번째 항목이 될 것”이라며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 관련) 농가 문제 등 여러 중요한 문제가 있지만 가장 먼저 질문할 것은 펜타닐”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펜타닐로) 1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지만 (관세로) 1000억 달러 정도를 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뭔가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고관세와 맞물려 펜타닐 차단 문제를 재차 거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중국도 정상회담 전 미국과의 기싸움에 나서고 있다. 이날 중국 매체인 관차저왕(觀察者網)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규모의 국영 희토류 생산기업인 중국희토그룹이 위챗을 통해 “올 4분기 정부의 희토류 수출 통제 정책을 엄격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희토류 통제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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