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주가 30% 넘게 올라 1.5조 달러
1위 아람코와 1000억 달러差 근접
삼전은 4위… 하이닉스 10위권 우뚝
인공지능(AI) 열풍이 아시아 증시 질서도 바꾸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의 시가총액이 아시아 시총 최대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국영기업 아람코의 시총에 근접한 것이다. 한국 ‘반도체 투 톱’의 시총도 합산 1000조 원에 근접하며 중국과 일본의 주요 기업을 앞지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간) 대만 TSMC의 시가총액은 1조5300억 달러(약 2174조 원)에 달한다. 사우디 아람코의 시가총액 1조6300억 달러와의 격차를 1000억 달러로 좁혔다. 올해 TSMC의 주가가 30% 넘게 오를 동안 아람코의 주가는 10% 가깝게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연말 무렵에는 아시아 시총 최대 기업의 순위가 바뀔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9년 12월 아람코가 상장 첫날 1조8800억 달러의 시총을 기록했을 때 TSMC의 시가총액은 2900억 달러에 불과했다. 6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TSMC의 주가는 여섯 배 넘게 상승한 반면 아람코의 시총은 뒷걸음질 친 셈이다.
TSMC는 현재 미 빅테크 기업들이 이끄는 AI 혁명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최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매년 매출과 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3분기(7∼9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1%나 증가했다.
반면 아람코는 저유가, 정제마진 하락으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올 상반기(1∼6월) 잉여현금흐름보다 많은 배당에 나서자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주가 부양 의지가 없다’고 비판받았다.
아람코와 TSMC를 쫓는 아시아 기업들의 레이스도 AI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텐센트의 주가는 올해 44.8% 상승하며 시총이 5조5654억 홍콩달러(약 1021조 원)로 커졌다.
메모리 반도체 부족에 따른 ‘슈퍼 사이클’ 기대감으로 올해 주가가 84%나 오른 삼성전자는 시총이 641조 원(우선주 포함) 규모로 커지며 텐센트를 추격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시총 339조 원)의 합산 시총은 980조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중국 알리바바(약 541조 원), 중국농업은행(약 486조 원), 일본 도요타자동차(약 438조 원) 등의 기업을 제치고 아시아 시총 순위 4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의 시총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약 320조 원), 중국 CATL(약 315조 원) 등을 제치고 아시아 10위권 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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