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46세 발레리나의 은퇴 고민…오은영 박사 “조금씩 내려놓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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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20일 2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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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 뉴스1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 뉴스1
김주원이 은퇴 고민을 털어놨다.

20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오랫동안 무대를 빛낸 세계적인 발레리나 김주원이 등장해 오은영 박사를 만났다.

김주원은 과거 1년에 150회 공연할 정도로 열심히 달려왔다고 밝혔다. 현재는 나이가 있어 1년에 약 80회 정도 공연을 소화한다고. 정형돈은 “크게 대출을 하셨냐”라고 농을 던졌다. 김주원은 그저 발레가 좋아서 계속 무대에 올랐다며 웃었다.

본격적인 상담에 들어간 김주원은 “어느 순간 고민이 생겼다”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무용수는 두 번 죽는다는 말이 있다. 무대에서 내려갈 때 한번, 두 번째는 인생에서 모두가 맞이하는 죽음. 무용수들은 첫 번째 죽음이 더 힘들다고 한다. 우리는 무대 떠난다는 게 엄청나게 큰 일이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주원은 초등학생 때부터 발레를 시작했다며 “평생을 35년간 무대에 있었던 사람이니까 아직은 컨디션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무대를 떠나야 하지 않냐. 그 순간을 과연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을 한다. 떠난 후 공허함을 못 견딜 것 같다”라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발레 하는 분들도 은퇴 시기가 있냐”라는 박나래의 질문에 김주원은 “정해져 있기보다는 스스로 신체의 한계를 느낄 때”라며 “회사에서 정년을 정하기도 한다. 40~42세를 은퇴 시기로 정한 곳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김주원은 클래식 발레 작품과는 하나씩 이별을 고했다며 “예전과 에너지 차이를 느끼게 되면 하나씩 이별을 하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무대를 내려와야 할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무대에서 내려갈 생각을 안 하고 있다”라며 현명하게 나이에 맞는 춤을 추려 한다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상실감, 허무함이 다른 사람들보다 큰 것 같다”라며 상승 정지 증후군이라고 진단했다.

김주원은 어릴 때부터 아주 예민했다고 회상했다. 소아 강박의 행동까지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원은 “발레라는 이 복잡하고 예민한 예술을 만나서 제 일상이 오히려 괜찮아진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주원이가 발레 안 했으면 우리를 일찍 떠났을 것 같다’고 얘기한 적도 있었다. 발레를 잘 만났다고 하시더라”라고 전했다.

하지만 얘기를 듣던 오은영 박사는 “어릴 때 강박이 발레로 옮겨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옮겨 가서 발레 하는 데는 도움이 된 것 같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그 안에서 안정감을 찾았던 것 같다”라며 “강박이 옮겨 왔다고 본다. 강박적으로 일상 루틴을 지키는 거다. 루틴을 어기면 몸도 마음도 불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 뉴스1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 뉴스1

김주원은 은퇴를 고민한 계기를 털어놨다. 지난 2017년 디스크로 인해 한달 넘게 병원 신세를 졌다는 것. 그는 “화장실도 먹는 것도 다 누워서 해결해야 했다. 40대에 겪은 부상은 상당히 컸다”라며 “춤을 더이상 출 수 없고 일상 생활에서도 조심해야 한다는 사형 선고 같은 얘기를 들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무대에 대한 간절함에 또 한번 고비를 이겨냈다고.

그러면서도 김주원은 “그때는 제가 선택한 은퇴 시기가 아니었다. 절대로 무대를 내려갈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또 “계속 누워만 있어야 하니까 이걸 이겨내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다시 일어나서 걷고 다시 토슈즈 신던 날 정말 대성통곡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무대에서의 영광은 본인에게 너무 중요했던 것 같다. 무대를 내려놓는 게 너무 힘들었을 것”이라고 봤다.

인생을 오직 발레에만 올인한 김주원은 사랑도 출산도 모두 포기했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은영 박사는 ‘인간 김주원’의 삶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내려놔야 할 때가 누구나 다 온다. 이제까지의 삶이 발레를 위해 구성됐다면 조금씩 본인이 감당할 수 있게끔 애써 노력하면서 조금씩 내려놔야 한다”라며 “인간 김주원 삶의 영역이 커져야 한다. 맥주도 한잔 하고 남자친구도 사귀어라”라는 조언을 했다.

김주원은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까 언제까지 무대에 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려가는 순간까지 행복하게 춤출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간 김주원의 삶을 애써 무시하고 행복하지 않을 거라 단정지은 것도 있었다. 꽤 오랜 시간 싱글이었는데 이제는 사랑도 하고, 하늘도 자주 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김주원은 “술은 잘 못 마시는데”라며 웃었다. 이를 들은 정형돈은 “처음부터 잘 마시는 사람 없다”라더니 박나래를 향해 “나래야 준비해~”라고 해 폭소를 유발했다. 김주원은 “행복한데요?”라며 웃었고, 오은영 박사는 미소를 지었다. 김주원은 끝으로 “인간 김주원 생각하면서 남은 무대도 잘 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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