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아, 연예계 왕따 논란에 “난 좋은 예 아냐…가해자, 사과 안 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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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7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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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권민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그룹 AOA 활동 당시 멤버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던 권민아(28)가 최근 연예계에서 불거진 왕따 논란과 관련해 “난 절대 좋은 예가 아니다”면서 “가해자는 사과를 안 한다”고 지적했다.

권민아는 6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후배 가수들에게 “지금도 어디선가 연약한 피해자가 당하고 있다면 소속사한테 다 털어놓고 약을 먹어가면서 굳이 피해줄까봐 활동하지마시라”고 조언했다.

권민아는 “나도 약을 먹고 행사 활동을 하다가 춤은 추고 노래는 했는데 표정이 없고 기억이 없고 멘트가 꼬였었다”면서 “설마 요즘 소속사에서 (사람을) 상품 취급하면서 잘 나가는 상품에만 관심 쏟기에 바빠서 피해자의 말을 무시하고 휙 버리거나 억지로 끼워맞추거나 하겠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가해자들 입장이 안 돼 봐서 모르겠는데 (가해자라면) 본인이 어떤 사람인 줄은 알 것 아니냐”면서 “너네 앞에서 피해자들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봐라. 난 절대 좋은 예가 아니다”고 밝혔다.

권민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권민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또 권민아는 괴롭힘을 당했다고 폭로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가해자는 사과를 안 한다. 기억 안 나는 것들은 가해자들 수법이야 뭐야? 또 뭐래더라. 내가 그런 짓 할 정도로 나쁜 년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 대사를 듣는 순간 소름. 그건 가해자, 너의 생각이고. 당한 내가 기억이 있는데, 아니고 자시고는 피해자가 판단하게 내비 둬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 분노에 못 이겨서 엉망진창으로 쓴 글이 사실 그게 다가 아닌데, 좀 더 제대로 쓸 걸 하고 후회는 되더라”며 “내가 살아온 방식과 도망치듯 올라온 서울에서 살고 겪은 것들, 글 솜씨로 다 표현할 수 없으니까 곧 다 말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권민아는 악플러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악플러들도 어찌 보면 불쌍하다”면서 “뭘 보고 뭘 배우고 자랐기에 못 배운 나보다 글 수준이 그러며 마음 상태가 그런지”라고 비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권민아 글
중학생 때까지 이미 난 정말 억울하게 쓰레기란 쓰레기도 다 만나봤고, 너네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피해? 사건? 사고? 뉴스가 나올 급으로 다 겪어봐서 너무 단단하다 못해 웬만한 일에는 무뎌져 있었다. 난 단 한 번도 누구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털어놓고 말해본 적도, 도움을 청한 적도, 신고한 적도 없이 입 꼭 다물고 누구 앞에서 쉽게 눈물 보인 적도 없고 나 혼자 해결하고 살았다.

주변 사람까지 걱정하게 만들기 싫어서, 일 커지는 게 싫어서, 처벌도 제대로 안 해 줄 나라이니까. 초등학생 때부터 집안 생활이 걱정됐고 중학생이 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했다. 생활비를 벌어야 해서 결국 자퇴하고 검정고시 합격했고, 학력은 고졸인데 고등학교는 연습생 생활에 몰두했으니까, 이래저래 나는 배운 게 부족해도 머리에 든 건 있다. 나 빼고 친척들은 대부분 좋은 대(학교)에 ‘사’자 직업이라 피 물림은 있지 않겠나. 걱정마라 저때 당시 상황과 흙수저, 이혼, 가해자들 탓 원망하느냐고? 혹시 그때 쌓인 게 지금 터진 거 아니냐고? 절대 아니다. 그 생활 속에서도 고생하면서 열심히 키워주시고 양심 있고 정직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주신 우리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

학생 신분으로 알바하고 학교는 안 다니지, 누가 날 고운 시선으로 봤겠나. 그것도 사춘기 시절에. 잡소문도 많이 돌았다. 그래도 내가 떳떳하면 됐고 날 믿어주는 사람도 있는데 굳이 뭐 하러 신경을 쓰나. 그리고 괜히 시비 걸리고 엮인 가해자들한테는 나도 같이 싸워도 봤고 말리고 참기도 해봤다만 남자일 경우에는 속수무책이다. 그래도 끝까지 할 말은 했고 내가 알아서 다 인정받고 사과 받아왔다. 그리고 그 경험들 덕분에 내가 단단해지고 더 강해질 수 있었고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고 기죽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고. 또 그만큼 좋은 일이 올 거라 믿었고.

사과 한마디면 그 큰 사건 사고들도 난 바로 용서 되던데? 지속적인 괴롭힘과는 달라서 그런가? 빠른 대처와 가해자에게 인정과 사과를 받고도 분을 못 풀고 살고 있는 사람마냥 나에게 글을 쓰고, 내가 잘못 없는 사람을 억울하게 누명 씌운 것 마냥 얘기하는데 기사도 내가 좋은 예로 뜨더라? 그게 절대 아닌데 말이지. 가해자는 사과를 안 해요. 인정도 일부분도 안 하던데요. 기억 안 나는 것들은 가해자들 수법이야 뭐야? 또 뭐래더라. 내가 그런 짓 할 정도로 나쁜 년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 대사 듣는 순간 와 소름. 그건 가해자, 니 생각이고. 당한 내가 기억이 있는데 아니고 자시고는 피해자가 판단하게 내비 둬라.

좀 요즘 기사들만 봐도 어이가 없다. 그때 잘만 풀었어도 내가 아주 좋아졌겠지. 10년간 우울증 치료가 안 되서 제대로 된 원인을 찾고자 모든 검사와 약물치료 기계치료 등 다시 하고 있다. 폭로한 날로 돌아가고 싶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침착하게 하나하나 또박하게 적을 걸. 입 터는 걸 해봤어야 알지. 급급하게 내 분노에 못 이겨서 엉망진창으로 쓴 글이 사실 그게 다가 아닌데 좀 더 제대로 쓸 껄 하고 후회는 되더라. 마지막 입장문도 인스타를 닫은 것도 내 의사는 아니었고 악플러 못 잡은 것도 사실 내 말대로만 좀 들어주었다면 놓쳤을까? 근데 악플러들은 그때 잠시 내가 정말 내가 아니어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걱정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입장문도 인스타도 그렇게 닫아버리고 올려버리고 악플에도 신경 쓰였지만 예나 지금이나 악플러들도 어찌 보면 불쌍하다. 뭘 보고 뭘 배우고 자랐기에 못 배운 나보다 글 수준이 그러며 마음 상태가 그런지. 부모들은 혹시 알고 계시는지 지 자식이 컴퓨터 켜서 타자기로 욕짓거리만 하고 산다는 것을.. 컴퓨터 사주실 돈으로 애 교육이나 치료에 돈 쓰시길.

아무튼 내가 살아온 방식과 도망치듯 올라온 서울에서 살고 겪은 것들 글 솜씨로 다 표현할 수 없으니까 곧 다 말하려고 한다. 날 위해서. 마음에 응어리진 걸 다 털어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물론 편집 되서 수위조절 등 되서 나가겠지만. 이젠 이런 일들엔 참을 필요 없고 ‘할 말은 하고 살자’로 계속해서 나한데 인식시키고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 연약한 피해자가 당하고 있다면 소속사한테 다 털어놓고 약 먹어가면서 굳이 피해줄까 봐 활동하지 마요. 나도 약 먹고 행사 활동 하다가 춤은 추고 노래는 했는데 표정이 없고 기억이 없고 멘트가 꼬였었다. 팬 분들에게 죄책감은 내 몫이고 내 잘못이다. 설마 요즘 소속사에서 상품 취급하면서 잘나가는 상품에만 관심 쏟기 바빠 피해자 말 무시하고 휙 버리거나 억지로 끼어맞추거나 하겠어? 가해자들 입장이 안 돼 봐서 모르겠는데 본인이 어떤 사람인 줄은 알 것 아니냐. 니 앞에서 피해자들 목숨 왔다 갔다 하는 걸 봐라. 난 절대 좋은 예가 아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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