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케미’가 완성한 ‘새로운 세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2월 17일 06시 57분


20년 만에 재회한 배우 한석규(왼쪽)와 최민식이 16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 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환하게 웃으며 대답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년 만에 재회한 배우 한석규(왼쪽)와 최민식이 16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 시사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환하게 웃으며 대답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20년만에 영화 ‘천문’으로 호흡 맞춘 최민식·한석규, 언론 시사회서도 훈훈

최민식 “나를 알아 주는 건 큰 기쁨”
한석규 “장영실은 세종 최고의 벗”
서로를 향한 미소로 브로맨스 과시

오랜 기다림이 헛되지 않은 만남이다. 최민식과 한석규가 20년 만에 함께한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를 통해 배우들 사이의 ‘호흡’이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증명한다. 새로운 꿈을 꾸는 왕 세종, 그 꿈을 실현케 한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감춰진 이야기가 두 배우를 통해 스크린에 부활한다.

최민식과 한석규의 인연은 30년을 훌쩍 넘는다.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선후배 사이인 둘은 1994년 드라마 ‘서울의 달’, 1997년 영화 ‘넘버3’을 함께하고, 1999년 첩보액션 ‘쉬리’의 흥행을 합작한 주역이다. 이후 작품으로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26일 개봉하는 ‘천문: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천문)를 통해 20년 만에 재회했다.

● 세종과 장영실의 인간적인 관계…상상 더해 완성

이름값은 괜히 쌓이지 않았다. 최민식과 한석규는 ‘천문’을 통해 각자의 실력을 과시함과 동시에 서로를 향한 신뢰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 영화는 세종이 추구한 자주적인 천문 관측 기술을 못마땅하게 여긴 명나라의 간섭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출발한다. 그로부터 시간을 20년 전으로 돌려, 세종과 장영실이 처음 인연을 맺은 순간부터 되짚는다. 진중하고 무거운 사극이지만 제작진은 영화 시작 전 ‘역사적 사실에서 영감을 얻은 이야기’라고 못 박고, 세종과 장영실의 인간적인 관계를 ‘상상’을 통해 완성했다고 강조한다.

덕분에 표현은 이야기나 캐릭터 모두 드라마틱하다. 극 중 최민식과 한석규는 서로의 눈빛에서 ‘꿀’이 뚝뚝 떨어질 듯한 애정도 과시한다. 이런 모습은 스크린 밖에서도 유효하다. 16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에서도 두 배우는 작품의 완성도에 사뭇 만족하는 듯 서로를 바라보면서 번번이 웃음을 터트렸다.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장영실을 연기한 최민식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누구에게나 큰 기쁨이지 않느냐”며 “천민인 장영실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능력을 발휘하게 해준 세종에게 무한한 존경심과 충정을 갖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장영실과 세종이 나누는 ‘브로맨스’는 영화의 중심축이다. 최민식은 “역사물의 의미는 만드는 사람들의 재해석에 있다”며 “그런 면에서 세종을 향한 성심, 사랑을 다하는 마음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천문’에서 단연 빛나는 별은 세종 역의 한석규다. 소탈한 인간미, 꿈을 실현하려는 집념, 주체적인 나라를 만들려는 의지를 가진 왕의 모습을 탁월한 해석으로 구축한다.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에서 숱하게 다뤄진 세종 가운데 한석규를 통해 ‘역대급’ 캐릭터가 탄생했다.

한석규는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왜’라는 질문과 ‘상상력’”이라며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2011년)에서 세종을 연기할 때 ‘만약 세종에게 친구가 있다면 누구였을까’ 혼자 상상해봤다”고 말했다. 스스로 찾은 답은 다름 아닌 장영실. 한석규는 “세종에게 장영실은 가장 좋은 벗이지 않았을까”라고 말을 보탰다.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은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영화적 상상력과 실제 있었던 일 사이에서 늘 고민한다”면서도 “실제 사건에 상상력을 더해 내놓는 이야기의 평가는 관객 몫으로 남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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