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영 “결혼 생각 내려놓아…아직 일이 더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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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6일 0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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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채영 / 뉴스1 © News1
배우 이채영 / 뉴스1 © News1
배우 이채영은 25일 종영한 KBS 1TV 일일드라마 ‘여름아 부탁해’(극본 구지원, 연출 성준해)에서 유독 존재감을 발산했다. 그가 연기한 주장미는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라면 어떤 악한 일이든 서슴지 않는 인물. 강렬한 악역이었기에 시청자들에게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다소 튈 수 있는 설정이었던 이 캐릭터는 연기자 이채영의 완급 조절 덕분에 극에 적절히 녹아들었다.

이채영은 주장미를 연기하며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간 해온 악역과는 결이 달랐기에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매력을 느꼈다고. 악역을 하며 ‘욕’을 먹기도 했지만, 그 또한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낸 덕분 아니겠냐며 만족하는 그에게선 배우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그동안 이채영은 악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두각을 드러낸 배우다. 한정된 이미지에 갇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법도 하지만, 오히려 그는 이 분야에서 1등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대중이 원하는 이미지가 이것이라면 더 내공을 쌓아 최고가 되고 싶다는 것. 끊임없는 노력으로 본인만의 색을 찾아가고 있는 이 멋진 배우를 최근 뉴스1이 만났다.

-그동안 이채영이라는 배우가 부각된 건 악역 캐릭터를 연기할 때다.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악역이라도 같은 캐릭터는 없다. 매번 도전할 때마다 ‘얼마나 인물을 완벽하게 만들어낼까’가 숙제다. 캐릭터를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관객들이 원하는 모습이 악역이라면 그 분야의 1등이 되고 싶다. 언젠가 내공이 쌓이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욕심나는 장르도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도 멋있는 걸 좋아한다. 연애물을 찍는다면 코믹이 좋다. 멜로 체질은 아니다.(웃음) 장르도 중요하지만 대본을 보고 ‘재밌게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데뷔한 지 벌써 12년이 됐다. 돌아보면 어떤가.

▶20대 때는 뭔가를 쌓아야겠다는 생각도 못했다. 그냥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고 찾아주면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흘러갔다. 이후에 더 발전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재료를 쌓기 위해 노력했다. 연기를 할 때도 영감을 얻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요즘엔 다시 데뷔한 것처럼 연기가 재밌다.

-이전에 비해 성장했다고 보면 될까.

▶맞다. 20대 때 나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 지가 중요했다. 또 내 생각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사랑하거나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거다. 하지만 인간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시야가 넓어졌다. 예전엔 ‘내가 맞아!’라고 했다면, 이젠 나와 다른 의견을 들어도 ‘그럴 수 있겠다. 그 의견도 반영해볼까’ 이렇게 된 거다.

-슬럼프에 빠진 적은 없나.

▶나는 성장형이라 슬럼프에 빠질 틈이 없었다.(웃음) 아직 슬럼프가 올 시기는 아닌 듯하다. 그냥 스스로 조금씩 성장하는 걸 보는 게 좋다. 드라마 ‘뻐꾸기둥지’ 때에 비해 지금이 1mm라도 성장하지 않았나. 그렇게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싶다.

-결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할 시기다.

▶맞다. 결혼을 고려할 시기다. 내가 예전에 인터뷰를 할 때 34세에 연인을 만나서 35세에 한다고 한 적이 있더라. 지금 34세인데 아무 준비가 안 됐다. 내려놓기로 했다. 이젠 결혼이 필수 조건은 아닌 듯하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결혼을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 지금은 친구들도 있고 넷플릭스도 있어서 외롭지 않고 행복하다.(웃음) 물론 좋은 사람을 만나면 하고 싶지만, 아직은 일이 더 재미있는 시기다.

-30대 배우 이채영의 목표는 무엇인가.

▶배우로서 누구나 인정해주는, 확실한 나만의 색을 찾으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연기만 하겠다는 마음은 없다. 배우는 관객이 있어야 존재한다. 나만의 색을 찾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큰 덩어리가 깎여 뭔가가 만들어질 거라고 기대한다. 물론 어떤 조각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미소)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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