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들에 당하는 ‘갑’들…달라진 드라마 속 재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월 29일 06시 57분


KBS 2TV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 MBC 드라마 ‘돈꽃’ - SBS 드라마 ‘브라보 마이 라이프’(왼쪽부터). 사진제공|KBS·온누리 미디어·SBS
KBS 2TV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 MBC 드라마 ‘돈꽃’ - SBS 드라마 ‘브라보 마이 라이프’(왼쪽부터). 사진제공|KBS·온누리 미디어·SBS
‘황금빛’ ‘돈꽃’ ‘브라보’ 등 주말극 소재
세습 탈세 등 현실공감…시청률 고공행진


드라마 속 재벌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가족구성원의 암투나 ‘신분차이’를 딛고 일어서는 남녀의 로맨스 등을 펼치기 위한 중요한 설정이나 배경을 이룬 재벌가가 아니라 이에 맞서는 이들의 반격을 그려내는 드라마가 시청자 공감을 얻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황금빛 내 인생’을 비롯해 MBC ‘돈꽃’, SBS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재벌가의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그려내는 중이다.

‘황금빛 내 인생’은 ‘갖지 못한 자’들의 세상과는 동떨어진 채 무엇이든 돈과 권력으로 해결하려는 재벌가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시도는 재벌가 자식은 물론 그들이 손잡은 ‘갖지 못한 자’들에 의해 현재 곤혹스런 상황에 빠져 있다.

‘돈꽃’은 재벌가 며느리(이미숙)에 의해 자신의 가족을 잃은 주인공(장혁)이 재벌가를 향한 치밀한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 주인공은 뛰어난 지략으로 재벌가를 비극으로 이끌어가지만 끝내 그 자신 역시 파멸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암시하는 드라마는 제목처럼 화려해보이지만 결국 시들어갈 수밖에 없는 돈과 욕망의 허망함을 일깨운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는 외도에 빠진 재벌2세와 그로 인해 재벌가가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한창 풀어가는 중이다. 부도덕한 재벌가의 민낯이 인터넷과 SNS를 통해 그대로 드러나고 결국 해당 재벌회사를 부도 위기에 내몰리게 한다는 설정은 통쾌감까지 안겨준다.

이 같은 이야기는 시청자의 공감을 얻으며 드라마 자체의 인기도 견인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황금빛 내 인생’과 ‘돈꽃’은 각각 40%대, 20%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각 드라마는 경영세습, 조세포탈, 차명계좌 등 현실 속 낯익은 상황을 떠올리게 하며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는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재벌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선이 그만큼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평일보다 가족단위 시청 행태가 많아지는 주말 밤 드라마로서 얻고 있는 높은 시청률도 그 방증이라고 방송가에서는 입을 모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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