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PPL 녹이는 ‘도깨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4일 06시 57분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도깨비’는 센스 있는 PPL 연출로 이야기의 재미를 더욱 높이고 있다. 사진은 자연스럽게 노출된 카메라 장면. 사진출처|tvN 방송화면 캡처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도깨비’는 센스 있는 PPL 연출로 이야기의 재미를 더욱 높이고 있다. 사진은 자연스럽게 노출된 카메라 장면. 사진출처|tvN 방송화면 캡처
개연성 유지한 김은숙 작가의 센스
가벼운 분위기서 등장 부담감 없어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가 ‘영리한’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 활용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야기 흐름과 에피소드에 이를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한 연출과 대본의 힘이다.

‘도깨비’ 속 PPL 연출은 센스가 돋보인다는 반응이 많다. 주인공인 공유가 전속모델로 활동 중인 화장품 브랜드를 비롯해 의류, 커피, 가구 등 업체가 제작을 지원해 해당 제품이 매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대부분 설정의 개연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그러져 이야기의 흐름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 극중 지은탁(김고은)이 대학입학 선물로 받는 향수, 카메라 등이 등장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특히 진지한 상황보다는 가볍고 밝은 분위기의 장면에서 이를 적극 활용해 시청 부담감을 줄이기도 한다. 12월30일 방송한 9회에서 써니(유인나)가 점을 보며 김신의 목소리에 대해 “세상에서 제일 작은 카페 같다”고 말하는 장면은 실제 공유가 모델로 활동 중인 커피 광고의 카피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김은숙 작가의 센스에 웃음을 터뜨렸다. 무엇보다 점쟁이(황석정)와 써니의 대화가 유쾌하게 오고가는 상황에서 이런 ‘말장난’은 또 다른 재미의 요소로 작용했다.

사실 드라마와 PPL은 떼려야 뗄 수 없다. 드라마 제작사는 부족한 제작비를 기업으로부터 지원받음으로써 해당 업체의 제품을 노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초반 이야기 전개에 치중한 나머지 후반부에 PPL을 쏟아내거나 흐름과 상관없이 막무가내로 집어넣으면서 스스로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시청자 수준이 높아져 드라마의 재미는 물론 완성도를 중요하게 따진다”며 “제작진이 PPL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여내느냐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게 마련이다. PPL에 얽매이는 많은 드라마와 달리 ‘도깨비’는 오히려 이야기에 PPL을 끌어들인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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