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현실을 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일 06시 57분


다큐멘터리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의 한 장면-‘판도라’의 한 장면(오른쪽). 사진제공|무현 두 도시 이야기 제작위원회·CAC엔터테인먼트
다큐멘터리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의 한 장면-‘판도라’의 한 장면(오른쪽). 사진제공|무현 두 도시 이야기 제작위원회·CAC엔터테인먼트
다큐영화 ‘자백’ ‘무현…’ 관객 입소문
‘택시운전사’ ‘제5열’ ‘더 킹’ ‘판도라’ 등
사회비판적 메시지 강한 상업영화 개봉

팩트는 힘이 세다. 현실에 기반한 사실이 스크린에 구연됐을 때 그 위력은 더욱 거세진다.

현실 사회의 문제를 담은 영화들이 스크린에서 흥행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사건에 기반을 둔 다큐멘터리 영화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기록하며 톱스타들이 주연하는 상업영화도 그 열풍을 잇는다.

● 현실 적극 다룬 다큐 영화 열풍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감독 최승호·제작 뉴스타파)이 11만 관객을 모은 데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담은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감독 전인환·제작 ‘무현’ 제작위원회)가 10월26일 개봉해 4일 만에 1만 관객을 넘어 2만명을 내다보고 있다.

특히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개봉 직전까지 상영관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탓에 제작진이 호소문까지 내놓았던 상황. 그런데도 현재 2만 관객 돌파를 앞둔 기록을 고려하면 ‘열풍’이라 할 만하다. 제작 관계자는 10월31일 “연일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재조명에 힘입어 첫 주말 관객이 몰렸다”고 밝혔다.

● 허구의 이야기, 그러나 현실의 이야기

상업영화의 움직임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 삼은 ‘택시운전사’와 국방 비리를 소재 삼은 ‘제5열’, 권력 위에 군림하는 검찰의 세계를 비추는 ‘더 킹’이 차례로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저마다 대기업 배급사가 투자하고 톱스타가 주인공으로 나서 규모를 키운 작품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았다는 공통점도 가졌다.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제작 더램프)는 실화를 바탕으로 1980년 5월 독일인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는 서울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송강호가 주연을 맡아 한창 촬영 중이다.

그는 ‘제5열’(감독 원신연·제작 와인드업필름)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공격적인 연기 활동을 잇는다. 촬영을 앞둔 ‘제5열’은 완벽한 허구의 이야기. 실화 혹은 실존인물과 전혀 무관하지만 주요 소재인 국방 비리 자체가 뉴스를 자주 장식하는 논란의 이슈라는 점에서 개봉 이후 현실을 떠올리는 관객의 반응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인성·정우성 주연의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도 비슷하다. 몇 명의 대통령을 바꿔가면서 권력의 몸통을 차지한 검찰의 세계를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허구이지만 그저 상상 속 이야기라고 간과하기 어려운 현실성 짙은 내용이다.

12월 개봉하는 김남길 주연의 ‘판도라’(감독 박정우·제작 CAC엔터테인먼트)에도 시선을 거두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지진에 따른 원전 사고를 그린 영화는 재난을 맞닥뜨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최근 늘어나는 재난 블록버스터로 볼 수 있지만 원전 사고라는 소재가 가진 ‘민감성’으로 인해 영화계 안팎의 예민한 시선을 받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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