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1983년? ‘빌리진’ 춤추던 기억 생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18일 06시 57분


배우 조정석은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무대를 쉼없이 오가며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일이 많아 힘들기도 하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배우 조정석은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무대를 쉼없이 오가며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일이 많아 힘들기도 하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영화 ‘시간이탈자’ 꺠꺠조꺠정꺠석

1983년 뚜렷…연기 어렵지 않았죠
약혼녀 잃은 상실감 표현하려 노력
거미는 서로 응원해주는 멋진 여친

배우 조정석(36)은 어느덧 한국영화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출연하는 영화의 규모, 맡은 역할과 비중을 떠나 작품마다 자신의 매력을 드러낼 줄 아는 배우로 통한다. 관객의 호감도 상당하다. 간단히 표현하면 ‘안티 없는 배우’라는 의미다.

13일 개봉해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제작 상상필름)는 조정석의 활약에 상당부분 의지하고 있다. 영화에는 임수정과 이진욱도 함께했지만 이들과 비교해 조정석은 자신의 진정성으로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고군분투’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몇 년 동안 착실하게 쌓아온 실력으로 가능했다.

지난해 처음 주연한 ‘특종:량첸살인기’로 역량을 드러낸 조정석은 그에 앞서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의 성공으로 인기를 모았다. 현재 출연 중인 뮤지컬 ‘헤드윅’ 역시 연일 매진사례다. “쉬지 않고 일하는 일상이 왜 힘들지 않겠느냐”고 되묻지만, 그는 “일하는 감사함을 잊는 순간 배부르고 게을러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조정석의 곁에는 ‘사람’이 많다. 가식적이지 않고 계산 없이 사람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최근 방송한 tvN 여행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을 통해 대중에게도 전달됐다. ‘조정석 패밀리’로 불리는 이들도 여럿. 배우 정상훈을 비롯해 조승우, 김무열, 김대명 등이 그 멤버다. 특히 정상훈과는 “각별한 사이”라고 강조하며 “제 어머니 칠순잔치 사회까지 봤다”고 했다.

영화 ‘시간이탈자’에서 연인 사이를 연기한 조정석(왼쪽)과 임수정. 사진제공|상상필름
영화 ‘시간이탈자’에서 연인 사이를 연기한 조정석(왼쪽)과 임수정. 사진제공|상상필름

조정석의 친화력은 여배우에게도 예외 없이 발휘된다. ‘시간이탈자’에서 만난 임수정도 마찬가지다. 임수정은 영화 촬영이 끝난 뒤 조정석이 새로운 작품에 나서자 현장에 직접 찾아가 밥까지 사며 응원할 정도로 남다른 친분을 쌓아가고 있다. 그런 임수정을 조정석은 “귀엽고, 가끔은 엉뚱한 누나”라고 평했다.

그렇지만 함께한 영화에서 이들의 관계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시간이탈자’에서 두 사람은 1983년을 살아가는 연인으로 출발하지만 뜻밖의 사건으로 이별과 불행을 함께 겪는다. 조정석은 약혼녀를 잃은 상실감에 허덕인다. 쉽지 않은 표현이었고, 그때 자신의 경험을 꺼냈다.

“나도 가족을 잃어본 경험이 있다, 아버지와 조카를.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 갑자기 세상을 뜬다면 슬픔보다 상실감이 클 것 같다. 그런 생각으로 연기했다.”

1980년도에 태어난 조정석은 1980년대를 표현하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기억에 남은 풍경이 또렷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내 손을 잡고 태권도장에 갔던 1983년부터 기억이 시작된다”는 그는 “이은하, 전영록의 노래를 따라 불렀고 식구들 앞에서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에 맞춰 춤을 췄다”고 추억을 꺼냈다.

조정석의 가족 사랑 역시 각별하다. 연극과 뮤지컬로 활동하다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인기를 얻고 모은 돈으로 어머니를 위해 경기도 김포에 아파트를 마련한 일화도 알려져 있다. 조정석은 “그때보다 살림이 조금 더 폈다”며 웃었다. “더 자세히 말하면 반전세였던 아파트가 이제는 전부 어머니 소유가 됐다”고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였다.

연인인 가수 거미에 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조정석은 5초 정도 뜸을 들였다. “많이 이야기해도 기사에는 늘 조금만 나와 아쉽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래도 할 말은 다 했다.

“(거미는)친구 같은 느낌이다. 정말 멋진 친구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만나서 사귀기 시작했다.”

말문이 열렸으니 내친 김에 결혼 계획까지 물었다.

“서로 자세히 이야기해본 적은 없다. 언젠가 하겠지만. 지금은 서로 응원해 주는 느낌이 좋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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