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창 빠지고 땅바닥 구르고… 우아함 벗고 땀범벅 여형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SBS 새 드라마 ‘미세스 캅’ 김희애

드라마 ‘미세스 캅’에서 데뷔 32년 만에 처음으로 형사 역을 맡은 김희애는 “액션 때문에 다른 드라마보다 두세 배 힘들다”고 말했다. SBS 제공
드라마 ‘미세스 캅’에서 데뷔 32년 만에 처음으로 형사 역을 맡은 김희애는 “액션 때문에 다른 드라마보다 두세 배 힘들다”고 말했다. SBS 제공
“형사 역할이라 화장도 할 수 없었고, 땀 흘리는 모습만 나와 ‘다음 작품에 안 불러주면 어쩌나’ 고민했어요. ‘그러면 뭐 여기까지지’ 체념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배우 김희애(48)가 ‘열혈 아줌마 형사’로 돌아왔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새 월화 드라마 ‘미세스 캅’의 드라마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그가 형사 역할을 맡은 것은 1983년 데뷔 이후 처음이다. 이 드라마에는 김민종 이다희 손호준 신소율 이기광 등이 출연한다. 주요 출연진과 스태프가 함께 참석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여형사 역을 맡은 김희애에게 집중됐다.

김희애가 맡은 아줌마 형사 최영진은 딸과의 약속을 밥 먹듯이 어기고 딸의 생일도 못 챙기는 ‘빵점짜리 엄마’다. 그 대신 서울지방경찰청 강력1팀의 팀장으로 신들린 듯한 수사력을 발휘하며 남자들도 힘들어하는 흉악범들을 척척 검거하는 ‘에이스’다.

그는 이 작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 “대본을 보니 아줌마 형사라는 역할도 신선했고 내용도 빈틈없이 재밌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실제 기업가인 이찬진 씨와의 사이에 두 자녀를 둔 그는 엄마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는 게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요. 그래서 차라리 육체적으로 힘든 촬영장에 나오는 게 편하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제작발표회에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그는 땅바닥에서 구르고 시궁창을 거침없이 뛰어다니며 연쇄 살인을 저지른 흉악범을 향해 분노의 방아쇠를 당기는 등 액션을 선보였다.

그는 “액션 스쿨을 다녔는데 쉽지 않았다”며 “액션 영화와 드라마를 만드는 분들과 배우들 존경하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내 나이에 이렇게 활동적인 캐릭터로 바로 서는 게 쉽지 않다”며 “이건 ‘내가 해야 해. 마지막일지도 몰라’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에) 뛰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자이언트’를 연출했던 유인식 PD는 “대한민국에서 ‘아줌마’로 산다는 것과 ‘경찰’로 산다는 것은 병행하기 힘든 일”이라며 “직장을 가진 엄마들의 고민을 최영진을 통해 공감하고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세스 캅’은 다음 달 3일 오후 10시 ‘상류사회’ 후속으로 첫 방송된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미세스 캅#김희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